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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인의 부끄러운 무관심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2018년 06월 08일 금요일 제22면     승인시간 : 2018년 06월 07일 19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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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우 충남본부 부장

지난달 10일 청와대 국민청원홈페이지에는 '유관순열사 서훈 3등급을 상위등급으로 올리기'라는 청원이 게시됐다. 사단법인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류정우 회장이 올린 글이다. 류 회장은 청원 글에서 "유관순열사는 3·1 독립운동의 상징이며, 민족의 누나로 회자 되면서도 서훈이 3등급으로 역대 대통령들은 영전에 헌화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의 의전규정에 대통령의 헌화는 서훈 2등급이상자에 한한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란다.

류 회장은 이어 "열사는 목숨을 바쳐가며, 일제의 재판권을 부정하고, 무한 투쟁을 통해 일제에 대한 민족적 자존심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이러한 열사의 발자취를 후손에 제대로 인식시키기 위해서 열사에 대한 우리들은 최고의 경의와 찬사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유 열사에 대한 서훈의 격을 마땅히 최고등급으로 높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유 열사의 서훈 등급을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는 그동안에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정부는 1962년 유 열사에게 서훈 3등급에 해당하는 '독립장'을 추서했다. 현재의 상훈법은 서훈 등급이 1~5등급으로 나눠져 있지만, 당시만 해도 1~3등급이 전부였다.

유 열사는 가장 낮은 등급을 받은 것이다. 얼마 전 친일행적 인정돼 서훈이 취소된 김성수의 등급도 2등급이었다. 또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1등급이다. 유 열사가 지닌 정신적·역사적 가치로 볼 때 서훈 3등급 납득하기 어렵다.

문제는 현행법상 서훈을 결정하는 규정은 있지만 등급을 조정하는 기준이나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결국 국회가 법 개정을 하거나 정부가 의지를 갖고 대책을 내놓는 방안 밖에 없다. 법 개정의 경우 19대 국회 때 유 열사의 서훈등급 격상을 위한 상훈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다른 정치현안에 묻혀 미루다 자동폐기됐다. 20대 국회에서도 개정안이 발의돼 있지만, 여전히 관심 밖에 머물며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 청원이 유 열사의 서훈 등급에 대한 국회의 법 개정이나 정부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번 청원에 대한 정부의 답은 듣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국민청원에 올라온 글은 청원 시작일부터 한달(30일)간 게시된다. 그 동안 20만 명 이상의 국민들이 추천한 '청원'에 대해선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각 부처 장관, 대통령 수석 비서관, 특별보좌관 등)가 답하게 된다. '유관순열사 서훈 3등급을 상위등급으로 올리기' 청원은 내일(9일)이 마감이지만, 8일 현재까지 추천은 2만 9587건에 머물고 있다.

충청인구가 대략 540만 명이다. 단순 계산으로만 따져도 1%도 안 되는 충청인만 참여한 것이다. 평소 충청인의 자부심이라고 말하던 유관순 열사에 대한 충청인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충청인 대표한다는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선출직들은 특히 반성해야 하는 대목이다.

내년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충남도나 유 열사의 고향인 천안시는 이와 관련된 다양한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화려한 사업이나 행사 보다는 지난 100년동안 후손들에게 제대로된 대우를 받지 못했던 유 열사의 자리를 되찾는 것이 더 시급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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