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춘추]
최돈혁 K-water 금영섬권역본부 물환경센터장


6월 5일, 오늘은 스물세 번째 세계 환경의 날이다. 1972년 UN총회에서 산업화로 훼손된 지구환경을 되살리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신경을 곤두세우는 일이 있다. 녹조 문제다. 수온이 오르고 녹조발생에 유리한 환경이 제공되는 때가 바로 이 때인 까닭이다.

450만 대전, 충청, 세종시민의 최대 식수원인 대청호는 해마다 녹조로 몸살을 앓는다. 우리나라에는 크고 작은 여러 개의 댐이 있지만, 그 가운데 녹조문제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댐이 바로 대청호다. 왜 일까? 대청호의 녹조 발생특성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대청호는 낙동강과 달리 여름철 홍수기 이후에 조류가 많이 발생한다. 유역에서 빗물과 함께 유입되는 다량의 영양물질(인·질소 등) 때문이다. 실제로 비점오염원에서 유입되는 총인의 비중이 전국평균 64%인 반면 대청호는 무려 87%나 된다. 유역 내 토지, 축사 등의 오염도가 높은 편이며 특히 가축분뇨의 영향이 크다. 하천변 방치축분(畜糞)의 총인 농도를 측정해본 결과 1557mg/l로 호숫물보다 7만 7000배나 높게 검출됐다.

그렇다면 비점오염원의 호수 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이 있을까? 가축분뇨의 과학적, 효율적인 처리가 시급하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오염부하가 가장 큰 소옥천 유역을 대상으로 축분을 퇴비화 하여 제공하는 ‘퇴비 나눔센터’를 운영 중인데 축분처리의 모범사례라 할 수 있다. 아울러 민관의 하나 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환경부, 국토부, 지자체, K-water 등 관계기관, 시민단체 등이 모두 참여해 추진 중인 ‘홍수기 전 합동점검’이 좋은 예다. 이밖에 토지에 의한 오염부하를 줄이기 위한 적정양분 사용, 생태수로 조성 등 다양하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는 댐이나 대하천 하류에 집적된 오염의 결과물, 즉 녹조에만 관심이 큰 반면 그 근본원인이 되는 상류의 오염배출에는 관심이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것처럼 상류 소하천이 살아야 대하천이 산다는 공감대 아래 근본 원인부터 하나하나 치유해 나가는 공동의 노력만이 녹조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마을의 도랑을 자랑거리로 만들고 그동안 잃어버렸던 마을의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K-water는 윗물 살리기 사업의 성공적인 모델을 마련 중에 있으며 무엇보다 정부, 지자체, 주민, 시민사회 등이 ‘공공경영’의 차원에서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제23회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윗물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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