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논쟁…tvN '식량일기' 1.2% 출발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알에서 부화해서 삐약이일 때부터 정성스럽게 키울 텐데 어떻게 잡아먹나요. 너무 잔인해요." (네이버 아이디 'jy-2****')

"우리 식탁에 오르는 음식들이 어디서 오는지 생각해보게 되는 예능입니다. 궁극적으로 사육환경 변화를 꾀하지 않을까요?" ('geni****')

tvN이 야심 차게 선보인 예능 '식량일기 닭볶음탕 편'이 시작부터 뜨겁다. 전날 오후 9시 30분 방송한 1회 시청률은 1.2%(닐슨코리아 유료가구)에 그쳤지만, 방송 후 시청자 반응은 그보다 훨씬 풍성하다.

이 프로그램은 닭볶음탕 한 그릇을 만들기 위해 농구선수 출신 방송인 서장훈, 개그맨 이수근과 박성광, 가수 보아, NCT 태용, 오마이걸 유아, 독일 출신 방송인 니클라스 클라분데가 '도시농부'로 변신해 농사를 짓는 내용이다.

처음에는 설정상 나영석 PD의 '삼시세끼' 등과 비슷하고, 최근 연이은 농사 예능 트렌드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따랐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나니 전혀 다른 지점에서 논란이 발생했다.

닭볶음탕 주재료인 닭까지 출연자들이 직접 기른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여러 우려를 낳은 것이다.


첫 방송에서 출연자들은 달걀을 21일간 공들여 부화시킨 뒤 병아리를 맞이했다. 이들은 생명 탄생의 경이로움에 환호하면서도, 언젠가 밥상에 올려야 한다는 사실에 걱정 어린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농사 시작 전 수의사가 "반려동물이 아닌 식량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짚었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첫회만 봤을 때는 제작진 역시 식량의 개념으로 접근했다고 보기엔 어려웠다.

물론 방송 초반 진중권 교수와 최훈 교수가 '기른 닭을 먹을 수 있을까'를 주제로 일대일 설전을 펼치는 장면을 삽입한 것을 보면 제작진도 이러한 논란을 미리 의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이코패스적 발상"이라는 비판과 "참신한 기획"이라는 칭찬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결국 앞으로 제작진이 얼마나 섬세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느냐에 프로그램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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