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분 맞네'KLPGA…이다연·인주연·김아림 새별로 우뚝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KLPGA투어의 취약점은 스타 유출이다.

KLPGA투어 간판선수가 홀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로 무대를 옮기는 현상은 몇년째 되풀이됐다.

2014년 상금왕 김효주(22), 2015년 상금왕 전인지(24), 2016년 상금왕 박성현(25)이 차례로 미국으로 떠났다. 작년에는 고진영(22)이 미국으로 무대를 옮겼다.

그럴 때마다 KLPGA투어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이듬해 KLPGA투어 흥행이 걱정된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로 끝났다. 어김없이 새로운 스타가 출현해 흥행을 이끌었다.

이번 시즌 역시 마찬가지다.

작년 전관왕 이정은(22)과 슈퍼루키 최혜진(19), 그리고 미국에서 돌아온 장하나(26)가 흥행 카드로 꼽혔다.이들은 다 익숙한 얼굴이다.

자칫 뻔하게 흘러가는 듯했던 올해 KLPGA투어 판도는 언제나 그렇듯이 혜성처럼 등장한 새별들의 활약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올해 뜬 KLPGA투어의 새별은 김아림(23), 이다연(21), 인주연(22)이다.

상금랭킹 3위(김아림), 4위(이다연), 6위(인주연)에 포진한 이들 신예 3총사의 특징은 장타를 앞세운 화끈한 경기를 펼친다는 점이다.

김아림은 셋 중에서 유일하게 우승은 없지만 인기는 최고다.

KLPGA투어 장타 순위 1위(평균 263.8야드)를 달리는 김아림은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박인비(30)와 팽팽하게 맞서 스타덤에 올랐다.

김아림의 장타에 적지 않게 고전한 박인비는 "장타자가 아이언샷까지 날카로우면 상대하기 힘들다"고 혀를 내둘렀다.

김아림은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전후에 열린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와 E1채리티오픈 2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뿜어내는 공격 골프의 진수를 보여 불과 한달 사이에 수많은 열성 팬을 만들었다.

특히 김아림은 큰 키(175㎝)와 당당한 체격에서 뿜어나오는 시원한 스윙에 시크한 매력으로 KLPGA투어에서 흥행 블루칩으로 자리 잡았다.

인주연 역시 장타를 무기로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냈다. 인주연은 KLPGA투어 장타 순위 7위(평균 257.9야드)에 올라 있다.

인주연은 172㎝의 키에 단거리 육상 선수를 연상케 하는 근육질 체격으로 단숨에 인기 스타로 떠올랐다.

157㎝의 단신 이다연은 반전 매력으로 인기몰이에 나섰다.

E1채리티오픈에서 사흘 동안 버디 15개를 쓸어담으며 정상에 오른 이다연은 최종 라운드에서 김아림과 동반 플레이를 펼치면서도 두번째샷을 나중에 치는 경우가 많았다.

20㎝에 가까운 키 차이에도 장타력에서 김아림에 뒤지지 않은 이다연은 파5홀에서는 어김없이 2온을 노리는 공격 골프를 보여줬다.

장타 순위 5위(평균 259.7야드)의 이다연은 드라이버샷 장타력과 정확성을 묶어서 평가하는 드라이빙 지수에서 2위에 오를만큼 드라이버를 잘 친다.

장타를 주무기로 삼은 이들 신흥 스타의 활약은 아기자기하지만, 박진감이 부족한 게 약점이던 KLPGA투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고덕호 SBS골프 해설위원은 "여자 골프에서도 장타는 세계적 추세"라면서 "선수들을 지도하는 코치들도 요즘은 장타력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말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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