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희 충남도 농정국장

예전에는 축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한가롭게 소나 돼지를 키우는 목가적인 농촌의 모습일 것이다. 우리는 초등학교때부터 축산업은 가축을 키우는 1차 산업으로 배우며 자랐고, TV나 신문 등 언론매체에서도 소, 돼지를 키우는 농가모습이 자주 소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축산현장에서의 변화는 매우 빠르다. 지금까지의 전통축산업에서 새롭고 다양한 가치들을 발굴·성장하고 있다. 세계화 시장에서 경쟁 가능한 자연 친화적 축산, 안전한 사양관리, 고품질 기능성 축산물 생산·공급을 통한 국제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농업농촌 융복합산업으로 변모하는 농장들이 많아지고 있다. 충남 예산군 고덕면에 위치한 젖소목장은 우유를 생산하고, 육우를 사육·판매하는 1차 산업, 치즈, 소시지를 가공판매 하는 2차 산업, 우유짜기, 치즈만들기 체험 등의 3차 산업을 결합한 6차산업화를 통해 한해 수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승마체험과 목장내 야외캠핑장까지 운영하며 매년 전국에서 약 10만명이 찾아올 정도로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울러 농촌에서의 골칫거리인 가축분뇨에 대한 활용방법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축분뇨는 화학비료 사용이 일반화되기 이전부터 천연 비료로중요한 자원의 역할을 해왔지만 경제성장에 따른 축산물 소비가 증가하면서 다량의 가축분뇨가 발생해 축산농가의 골칫거리였다. 하지만 가축분뇨가 퇴·액비로 재탄생하면서 양분이 부족한 농지에 환원해 화학비료를 대체해 비용절감과 아울러 토양미생물 활성화 및 친환경농법이 가능해졌다.

또한 가축분뇨 에너지화 시범사업의 성과는 업계로부터 가장 주목되는 분야 중 하나다. 한 예로 논산축협에서는 가축분뇨와 남은음식물을 혼합·발생하는 바이오 가스를 활용하여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하루에 전력 7700㎾, 바이오가스 5400N㎥, 액비 120t, 퇴비 32t을 생산·공급하고 있다. 그야말로 혐오 폐기물인 가축분뇨가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사업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풀사료 이용 확대로 사료비용 절감, 효과적인 질병관리, 단계적 유통비용 절감 노력 등을 통한 생산비 절감, ICT 기술을 접목하여 발정·분만·질병 관리, 성인병 예방, 기능성 축산식품 개발 등이 있으며, 축산물의 위생, 안전, 질병을 해결할 수 있는 동물 복지형 축산 등에 도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제 경쟁력 강화와 궁극적으로는 축산물의 자급률을 높여 식량안보에 이바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레드 오션으로 여겨졌던 축산업이 새로운 신기술과 다양한 아이디어가 결합되며 무한한 성장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축산업은 지난 수백년 동안 그래왔듯이 우리의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해 온 필수적인 산업이다. 젊은 세대는 축산업이 노동 강도가 센 산업이라고 인식해 발 들여놓기를 꺼리고 있지만, 조금만 더 깊이 분석해 보면 축산업이야 말로 블루 오션을 넘어 퍼플 오션 시장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축산업이 새로운 가치 창출을 통해서 인류의 건강과 행복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들의 더 많은 참여와 노력이 필요하다. 축산업 가치를 재발견하고,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 젊은 세대들의 관심과 다양한 시도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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