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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관리 일원화와 이후의 과제

충청투데이 cctoday@cctoday.co.kr 2018년 05월 30일 수요일 제22면     승인시간 : 2018년 05월 29일 19시 13분
[특별기고]
허재영 충남도립대학교 총장


20년 넘게 논의되어 왔으나 여전히 미해결의 과제로 남아있던 물 관리의 일원화가 2018년 5월 28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역사적인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그간 국토교통부 및 관련 단체와 환경부 및 관련 단체 사이에서 주도권 다툼의 양상마저 보이던 물 관리 업무의 통합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통합물관리를 위한 물관리일원화의 논의는 1994년 5월 상하수도 분야의 업무가 건설부로부터 환경청(그 뒤 환경부로 승격)으로 이관되고 나서, 효율적인 물관리를 위해서는 건설부(현재의 국토교통부)로 되돌려야 한다는 요구에서 시작되었다. 개발에 대한 규제를 담당하는 환경부로부터 물 관리업무를 국토교통부로 일원화하려는 노력은, 수자원의 개발을 위한 댐 건설과 광역상수도 등 물 공급을 위한 기반시설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쪽에서는 당연한 요구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국토의 개발이 가속되면서 댐을 비롯한 수원의 관리가 어려워지고, 필요 이상으로 설치된 하천 구조물은 물의 흐름을 방해하게 되었으며, 하천내의 생태계는 훼손되거나 왜곡되어 지속가능한 수자원의 확보가 어렵게 되었다. 이 때문에 하천을 포함한 유역의 통합적인 관리가 절실한 과제로 인식되면서 환경부가 주도적으로 통합 관리하는 물관리일원화가 시대적인 요청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또한 4대강 사업으로 인해 4대강에 남겨진 폐해는 친환경적인 하천관리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하게 되었다.

국회는 정부조직법 개정에서 하천법을 국토교통부에 남기는 형태로 물관리일원화법을 통과시켰다. 이와 더불어 ‘물관리기본법’과 ‘물관리 기술발전 및 물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도 마련되었다. 하천법을 국토교통부에 남기는 이유는 국토의 통합관리가 필요하며 하천도 국토의 일부라는 것이지만, 이 논리는 농지나 산지, 영해도 국토교통부가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과 마찬가지이어서 비현실적이다. 하천법의 주요 내용은 2017년 1월 17일 제정된 수자원의 조사·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이관되었고, 따라서 현재의 하천법은 하천의 정비 및 유지관리에 국한되어 있어서, 하천법을 국토교통부가 별도로 관리할 명분도 효율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천법의 이관도 조속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하천법의 국토교통부 잔류에도 불구하고 물관리는 실질적으로 환경부로 이관된 것과 다름없다. 이제 환경부는 물환경에 대한 총체적인 책임을 감당해야 하게 되었다. 상수원의 개발 압력(댐건설)과 상·하류간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에 따른 첨예한 대립을 해소해야 한다. 유역간의 물 공급의 불균형과 이에 따른 수자원 관리의 왜곡도 심각하고 중대한 과제이다. 다목적 댐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녹조를 저감하는 일과, 상수원 부근 및 상류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개발 요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일도 중요하다. 광역상수도와 지방상수도가 통합되지만, 지방상수도의 누수율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노력도 시급하며, 수돗물의 불신을 줄이고 암반지하수(생수)를 포함한 지하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일도 중요하다. 또한 규제기관인 환경부가 수자원관리 사업을 맡게 되면서 물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규제와 물을 공급하기 위한 사업 사이에 균형을 이루어 나가는 일도 민감하고 중대한 과제로 될 것이다. 물관리일원화를 통하여 커지는 환경부 조직의 규모 그 이상으로 책임도 커졌다. 이제 ‘물은 환경’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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