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이번 월드컵은 흥행에 실패했다는 말들이 이곳저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이맘때쯤 거리 곳곳에 풍기던 월드컵 분위기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렇게 대중적 관심이 적었던 월드컵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월드컵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가 드물정도다.

월드컵이 있던 그 해는 유통업계에서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소비를 통한 응원전 등 월드컵 열기를 이끌곤 했다. 하지만 9회 연속 우리나라 대표팀이 참석하는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임에도 지역 유통가는 월드컵에 맞춘 특별 프로모션 등을 마련하지 않고 잠잠한 분위기다. 물론 우리 대표팀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고 지방선거와 남북화해 이슈까지 월드컵 흥행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여러 이유가 있다. 특히 월드컵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 명칭을 사용할 수도 없어 ‘스포츠이벤트’, ‘대표팀 응원이벤트’ 등 간접적 표현으로 우회하는 마케팅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시작으로 월드컵은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행사가 되며, 우리 팀 경기가 있는 날이면 시민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TV와 거리 전광판 앞으로 모여들었다. 기업들도 4년마다 돌아오는 월드컵 대목을 놓치지 않았다. 대형 옥외광고와 거리응원 마케팅은 물론 현지 응원에 나설 수 있는 항공권·숙박권 이벤트까지 선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유독 열기가 달아오르지 않는 모습이다. 기업 마케팅이 실종되자 시민들은 월드컵 열기에서 더욱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월드컵은 그냥 대표팀 성적만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월드컵이 흥행을 해야 결국 우리나라 모든 축구의 뿌리가 될 수 있다. 기대가 없던, 논란이 된 선수가 출전하던 그들은 우리들의 선수, 우리들의 국가대표다. 선수들의 투지와 열정을 불태울 수 있도록 우리들은 응원과 박수로 격려해주는 것은 어떨까?

이정훈·대전본사 경제부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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