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틀빅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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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 소년의 절실한 가족 만들기…영화 '홈'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열네 살 소년 준호(이효제 분)는 말이 별로 없다.

어린 동생의 재롱에 가끔 한 번씩 미소를 지을 뿐이다. 축구화가 너덜너덜해져 좋아하는 축구를 못하게 됐지만, 철이 든 소년은 엄마에게 내색하지 않는다. 화장실 문도 제대로 닫히지 않는 낡은 집이 소년과 동생, 엄마가 사는 보금자리다.

가난하지만 끈끈한 소년의 가정은 엄마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무너진다. 친아빠에게 맡겨진 이부동생을 따라 결국 소년도 그 집에 들어간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저씨' 집이지만, 소년은 부유하고 동생들이 있는 그 집이 점점 좋아지기 시작한다.

이달 30일 개봉하는 영화 '홈'은 14살 사춘기 소년을 통해 가족과 행복의 의미를 묻는다.

아저씨 집에서 오랜만에 따뜻한 기운을 느낀 소년은 얼굴에 미소 띠는 날이 부쩍 많아진다. 새 가족의 구성원이 되려는 그의 노력은 눈물겹다. 동생을 돌보고 아저씨가 운영하는 편의점 일까지 돕는다. 아저씨 역시 그에게 손을 내민다. 하지만 다른 어른들은 혈육이 아닌 그를 쉽게 가족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결국, 소년은 아저씨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고,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도 울지 않던 소년은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쏟아낸다. "같이 살고 싶어요."

영화는 가정이 해체되면 아이들이 마주하게 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그린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언제 버려질지 몰라 홀로 속을 끓이는 소년처럼, 영화도 잔잔함 속에 다양한 감정을 품고 있다.

아저씨가 사준 축구화를 신고 경기를 마친 준호가 운동장에 서서 석양을 등지고 우는 모습은 오랫동안 먹먹한 여운을 남긴다. 준호는 과연 새 가족 품에 안겼을까.

이 작품은 어른들을 위한 영화이기도 하다. 어른들의 선택에 따라 아이들의 운명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영화는 절망보다는 희망을 말한다. 가족의 해체보다는 새로운 가족의 탄생 가능성 쪽에 무게를 싣는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김종우 감독은 "제 개인적인 경험을 많이 녹였다"면서 "서로 다른 구성원이 모여도 가족처럼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제목 '홈'에 대해선 "가족이 사는 최소한의 공간이자, 준호가 갖고 싶은 작은 가족, 작은 집이라는 의미에서 지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사도'와 '덕혜옹주' '가려진 시간' 등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아역 배우 이효제가 단독 주연을 맡아 섬세한 내면 연기를 선보인다. '우리들', '용순'을 만든 영화사 아토의 세 번째 작품이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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