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심억수 충북시인협회장


청주문화원에서 주관하는 세종대왕과 초정약수 축제가 25일부터 27일까지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초정문화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초정리 광천수는 미국의 샤스타 광천, 영국의 나포리 나스 광천과 함께 세계 3대 광천수로 손꼽힌다. 조선왕조실록과 동국여지승람의 기록에 의하면 세종대왕이 세종 26년(1444년) 2차에 걸쳐 초정에 117일 머물면서 안질(眼疾)을 치료했다. 세종대왕은 초정에 머무는 동안 효자에게 포상하고 노인과 아이들에게 음식을 제공했다. 청주 노인에게 호당 벼 2섬의 곡식을 특별히 하사했다. 초정 농민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청주 향교에 책을 하사했다. 세종대왕께서 실천한 민본 애민 사상의 행보, 배려, 효, 치유, 생명 사랑의 정신과 초정약수의 생명력을 담아 축제로 승화했다.

문화축제는 우리 삶에서 일상적으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일종의 퍼포먼스 행사다. 축제는 시민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에 대한 충족의 기회와 장소를 제공한다. 그리고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한다. 문화를 풍요롭게 하며 과거와 현재를 이어준다. 미래를 기약하는 장으로 공동체 의식을 강화한다. 지역적 통합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축제로서 의의를 가지고 있다.

올해로 12번째 실시하는 세종대왕과 초정약수 축제의 주제는 '초정에 물 들다'이다. 세종대왕이 펼치고자 했던 민본사상(民本思想)과 우리 고유의 전통 민속춤인 강강술래에서 착안해 시민이 함께하는 축제로 다채롭게 진행된다.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첫날 개장식과 함께 영천제, 양로연, 청주시립국악단 공연, 개막축하콘서트, 문화고리 공연이 펼쳐진다. 둘째 날은 세종대왕 어가 행차 재현 거리퍼레이드, 사생실기대회, 사물놀이 경연대회, 매직쇼, 뮤지컬 갈라쇼가 진행된다. 셋째 날은 학생백일장대회, 학술토크콘서트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의 재발견' 다문화 공연, 동아리 공연, 이미테이션 가수쇼, 폐막행사가 진행된다. 상시 체험 프로그램으로 별빛정원, 전통놀이터, 민화, 캘리그래피, 조선유람(저잣거리, 집현전, 수라간, 내의원)등이 운영된다. 부대 행사로 마련한 거리 장터는 내수읍과 초정리 부녀회에서 시골 인심이 듬뿍 묻어나는 구수한 향토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그리고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농산물 장터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만족할 수 있는 특별한 만남의 장이 될 것이다.

축제는 누구나 함께 즐기고 누리는 우리 일상생활의 일부다. 보여주기의 축제에서 참여 축제로 참여 축제에서 산업화 축제로 변하고 있다. 세종대왕과 초정약수 축제는 우리 지역의 초정약수를 산업과 연계하여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그리고 세종대왕의 민본사상을 활용해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하고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킨 지속 가능한 축제로 자리매김한 성공적 축제이다.

세종대왕과 초정약수 축제의 궁극적 목적은 우리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고도의 산업화로 상실되어 가는 인간성 회복에 있다. 산업화로 생활이 편리해지지만 점점 인간성이 결여돼 간다. 축제는 상실돼 가는 인간성 회복을 위한 매개 역할을 한다. 각박한 삶에서 잠시 여유를 갖고 축제에 참여하여 세파에 찌들어 가는 일상을 정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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