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남 태안 앞바다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고를 정리한 '유류피해극복백서'가 조만간 발간된다는 보도다. 백서에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고 이후 10년간의 유류피해 극복과정을 담았다고 한다. 백서는 유류오염 방제·복구, 유류오염 피해·보상, 부록 등 3권으로 구성된다. 충남도는 10년간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유류사고 대응과정과 피해극복 사례 등을 자세히 기록하는 등 백서 발간에 공을 들였다. 백서 발간에 그치지 않고 널리 익힐 수 있도록 신경써야겠다.

백서는 나타난 현상을 분석해 장래의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발표하는 일종의 보고서다. 유류피해극복백서 발간 역시 유류피해 극복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함으로써 앞으로 대응 매뉴얼로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태안 앞바다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고는 사상 최악의 해양오염사고로 기록되고 있다. 2007년 12월 7일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와 해상크레인이 충돌해 원유 1만900t이 바다를 검게 물들였다.

전국서 몰려든 123만 자원봉사자들이 기름으로 얼룩진 오염된 바다를 청정바다로 되돌리는 기적을 일궈냈다. 자원봉사자들은 그 많은 바닷가의 바위, 돌멩이 하나하나를 걸레로 닦아내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이 과정이 고스란히 백서에 담아있다고 한다. 유류피해극복백서는 향후 발생할지 모르는 해난사고에 대처하기 위한 지침서이기도 하다. 유사사고 재발방지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대형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백서를 발간하곤 한다. 전라북도는 서해훼리호 백서를, 서울시는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백서를, 경기도는 씨랜드 청소년수련의 집 화재사고 백서를, 대구시는 대구지하철 중앙로역 화재사고 백서를 각각 발간한 바 있다. 하지만 백서 발간 이후에도 비슷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백서발간이 무슨 의미가 있나. 백서에서 지적된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는 한 악순환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유류피해극복백서가 그 역할을 충실히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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