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훈련비행단 자원스님…매일 아침·저녁 초병들에 우유와 마음의 위로 전해

▲ 여군군종법사 자원(慈圓)스님. 공군본부 제공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공군 최초 여군 군종법사가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작년 7월 임관해 군종법사로 부처님 오신 날을 처음 맞이하는 공군 제3훈련비행단(이하 3훈비) 자원(慈圓)스님(34·대위(진) 홍순영, 군종 39기).

공군 최초 여군 군종법사인 자원스님은 경상북도 칠곡에서 태어나 평범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특별한 계기 없이 고등학교 3학년 때 스님의 추천으로 100일 기도를 하던 중 “스님이 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는 스스로를 발견해 자연스럽게 출가했다. 출가 후 동학사에서 4년, 해인사에서 3년 수행에 매진한 후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하며 공군 군종법사로 지원했다.

자원스님은 동국대 불교학과 시절 남다른 학구열을 보여 주변에서 공부를 계속해 학자가 되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본인이 수행하며 닦은 공덕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회향(回向)을 실천하고 싶어 군종법사로 지원을 결정했다.

특히, 자원스님은 3훈비에서 ‘우유법사님’으로 유명하다. 스님은 매일 아침과 저녁 비행단의 초소를 돌며 초병들에게 우유를 전해주고 있다. 자원스님이 전해준 우유는 초병들에게 잠시나마 근무로 인한 피로를 잊게 해주며 마음의 작은 위로가 되고 있다. 또한, 조종사를 양성하는 훈련비행단에 근무하는 자원스님은 매주 수요일 저녁 학생조종사들을 위한 법회를 열고 있다. 스님은 부처님의 법문을 전하고 도움이 필요한 학생조종사들을 상담하며, 그들이 비행훈련에 매진해 조국영공을 수호할 보라매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작년부터 자원스님과 함께했던 학생조종사들은 3훈비에서 비행훈련을 마친 이후에도 계속 스님과 연락하며 교류를 이어나가고 있다.

자원스님은 공식적인 법회시간 이외에도 수시로 장병들과 함께 차를 나누며 그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덜어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신의 행자시절,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만 했던 경험을 되돌아보면 병사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는 자원스님. 특히, 작년 말 면담을 통해 자살을 생각하던 병사를 발견하고 상담을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도 했다.

자원스님은 "출가 후 공부를 열심히 하면 깨달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 부처님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 것 같다"며, "자비로 중생을 구제하는 관세음보살님처럼, 부족하나마 제가 닦은 공덕을 회향(回向)해 장병들의 어려움을 함께하는 군종법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계룡=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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