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사 후보, 불 지피는 이인제…열 식히는 양승조

[6·13 지방선거]
이인제 “1대1 무제한 토론회 하자” 제안에 양승조는 선관위 토론회만 참석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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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6·13 지방선거에서 여야 후보 간의 치열한 정책 대결이나 공방 실종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남북정상회담과 드루킹 특검 등의 대형 정치 이슈가 정국을 장악하면서 충남지사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어느 때보다 낮아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정당이나 후보 지지도 등에서 앞서는 후보들이 ‘조용한 선거’를 선호하면서 지역 현안이나 공약 등을 놓고 후보 간 불꽃 튀는 공방을 벌이던 TV토론회나 대담을 슬쩍 피하는 경향도 감지되고 있다.

충남지사 선거의 경우도 선거가 24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 후보가 한 자리에 모인 TV토론회나 대담은 종적을 감췄다. 자유한국당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 캠프는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후보는 맞짱 토론을 즉각 수용하라”는 논평을 냈다. 이 후보 캠프의 이날 맞짱 토론 제안 논평은 지난 14일에 이어 두번째였다.

이 후보 캠프는 논평에서 “충남도민이 두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비교해 투표에 반영할 수 있도록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1대1 무제한 토론을 제의한 바 있다”라면서 “그러나 양 후보 측은 '직접 연락하지 않고 언론을 통해 제안했다'는 등의 이유로 아직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양 후보 측이 토론 제안 방식이라는 형식 문제를 구실로 1대1 토론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라며 “양 후보 측은 더 이상 변명하지 말고 1대1 맞짱 토론을 수용하고 구체적인 일정과 방식 등을 논의하기 위한 양자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양 후보 측은 ‘이 후보 측의 토론회 제안은 양 후보 흠집내기를 위한 꼬임이나 언론플레이에 불과하다’며 방송토론회 등이 예정돼 있는 만큼 별도의 토론회 등을 갖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의 케이블 방송이나 언론 등이 양 후보와 이 후보가 한 자리에 모이는 토론 등을 몇 차례 추진했지만, 두 명의 후보 측 일정이 맞지 않는 등의 이유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양 후보와 이 후보가 한 자리에 모이는 기회는 28일과 31일로 예정된 선거관리위원회 주최의 TV방송토론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 주최 토론회의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참석하지 않으면 불참 후보자의 소속 정당명·기호·성명과 불참사실을 방송하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기 때문이다.

충남 정치권에선 “지지도 등에서 밀리고 있다는 판단하고 있는 이 후보 입장에선 토론회 등으로 반전의 기회를 마련하려고 하겠지만, 지지도에서 충분히 앞서고 있는 양 후보의 측에서는 굳이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는’ 토론회를 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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