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일 소방위·오진미 소방장

[부부의 날 기획]
김동일 소방위·오진미 소방장, 18년차 부부… 수차례 죽을고비
둘 시간 적지만 생명구조 우선, “힘든 점 잘 알아 서로 든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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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지역 소방관 부부인 오진미 소방본부119종합상황실 소방장(왼쪽)과 김동일 남부소방서 119안전센터 소방위. 윤지수 기자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말처럼 묵묵히 이해하고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든든하고 고마운 존재다.

김동일 대전남부소방서 119안전센터 소방위와 오진미 대전소방본부119종합상황실 소방장은 본인보다 서로를 더 생각하는 부부다.

이들이 소방관 부부로 살아온 지 어언 18년을 향해가고 있다. 소방관의 직업 특성상 교대근무가 잦기 때문에 함께한 시간은 생각보다 적다.

남편인 김 소방위는 "근무체계가 달라 2~4일에 한 번씩 보는데 그때마다 애틋함이 크다"며 그리움을 내뱉었다. 아내 오 소방장 또한 "결혼한 지는 오래 됐지만 함께한 시간은 적어서 남들처럼 식탁에 마주 앉아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평범한 일상이 우리에겐 소중하다"고 말했다.

위험한 순간을 제일 먼저 마주하는 이들이기에 서로에 대한 걱정도 누구보다 크다.

119종합상황실에 있는 아내는 소방출동상황이 발생할 때 남편 생각이 절로 난다고 했다.

오 소방장은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엔 장시간 화재활동을 해야하니까 마음도 쓰이고 늘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한다"면서 "이런 부분은 아이들하고 이야기한다. 아빠는 잠 못 자고 일하는 부분이 있으니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같이 마음을 나눠보자고 말한다"고 전했다.

남편과 아내이기 이전에 이들은 위험한 순간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고 의지하는 소방관들이다.

김 소방위는 화재 현장에서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자신을 기다리는 시민들을 생각하며 한 번도 출동하는 데 망설인 적이 없다고 한다. 아내 오 소방장도 위급한 순간 심폐소생술로 시민의 생명을 살려 구급대원에겐 영광의 상인 ‘하트세이버’를 수차례 받았다.

김 소방위는 "위험한 순간도 있지만 그 순간 나를 꼭 필요로 하는 시민들을 생각하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사명감을 가지고 전쟁터에 '돌격 앞으로' 하는 마음으로 화재현장을 나간다"고 밝혔다.

오 소방장 역시 "사고현장에 달려가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게 가장 크고 보호자나 환자분들이 '고맙다'고 표현을 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각자 21년차, 18년차 소방관 생활을 지냈지만 앞으로도 위험에 처한 이웃을 위해 한달음에 달려가는 마음은 한결같다고 했다.

김 소방위는 "후배 소방관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이자 위급한 순간 시민들에게 든든한 존재가 될 수 있는 소방관으로 남고 싶다"고 밝혔다. 오 소방장 역시 "부부가 소방관이다 보니 저희 아이도 소방관을 꿈꾼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내 일이 아이들에게 존경을 줄 수 있고 선한 영향을 주는 것 같아서 앞으로도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보살피는 소방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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