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양배추 다량 함유

대표적 노인성 질환인 치매는 치료제가 없는 질병 중 하나다. 이런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 브로콜리와 양배추 등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20일 한국연구재단에 다르면 서울대 김지영 연구교수와 기기원 교수 연구팀이 브로콜리 성분인 설포라판이 치매를 유발하는 아밀로이드-베타(Aβ)와 타우(τ) 단백질을 제거하고 기억력 손상을 예방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설포라판은 브로콜리, 양배추, 방울다다기양배추, 콜리플라워 등 채소에 많이 들어있는 성분이다. 이 성분은 자폐 환자 행동과 정신분열 환자 기억력을 개선하는 등 뇌 기능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설포라판은 뇌 속 신경성장 인자의 생성을 유도해 뇌 발달과 성장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도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연구팀은 유전자변형으로 만든 치매 쥐에게 2개월 간 설포라판 10㎎/㎏을 먹이고,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해마에서의 아밀로이드-베타 단량체와 중합체, 타우 단백질의 양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아밀로이드-베타 단량체는 60% 이상, 중합체는 30% 이상 줄어들었다. 타우 단백질과 인산화된 타우단 단백질도 70∼80%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설포라판의 작용 메커니즘도 밝혀냈다.

설포라판을 두달 동안 먹인 치매 쥐 해마에는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의 대사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CHIP’와 공동인자 HSP70이 증가했다.

CHIP발현이 제한된 치매 쥐에서 불리해 배양한 신경세포를 이용해 설포라판에 의한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 감소가 CHIP에 의한 것임이 확인된 것이다.

설포라판은 치매 쥐의 기억력 손상도 막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포라판을 먹은 쥐와 먹지 않은 쥐로 공포조절 실험을 한 결과 설포라판을 먹은 쥐는 공포 기억이 유지되는 반면 설포라판을 먹지 않은 쥐는 공포 기억이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지영 교수는 “천연물 유래 성분인 설포라판이 치매 진단·진료의 중요한 바이오마커인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를 제거하는 효능을 확인한 것”이라며 “설포라판을 알츠하이머 치매의 예방과 치료에 활용하기 위해선 치매 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중장기 대규모 무작위 조절 이중 맹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많은 제약사들이 치매치료제 개발에 큰 비용을 투자하지만 계속 실패하고 있다”며 “설포라판이 들어 있는 십자화과 채소를 이용한 레시피를 개발하고 식사나 간식에 브로콜리 등 채소가 많이 등장하는 식문화가 만들어지길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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