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칼럼]
오덕성 충남대학교 총장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전 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 이상기후, 화석 에너지의 과다 사용 등의 문제가 대두됐고, 이에 따른 다양한 도시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생태도시, 탄소중립도시, 기후변화적응도시, 회복력 있는 도시(Resilient city)에 이르는 지속가능한 도시 모델들이 바로 그러한 노력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심각한 도시문제를 꼽으라면 아마 ‘미세먼지’라는 것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마스크와 공기청정기는 전 국민의 필수품이 됐다.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떠다니는 입자상 물질로, 입자 크기에 따라 PM10과 PM2.5로 구분된다. 또 생성원인에 따라 자동차의 배기가스, 건설현장의 비산먼지, 화석연료의 연소 등에서 배출되는 1차 미세먼지와 배출된 오염물질이 대기 중에서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등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생성되는 2차 미세먼지로 구분된다.

특히 2차 미세먼지가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이에 유럽 등의 선진국에서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도로별 교통량과 미세먼지 배출 현황을 분석해 환경존 및 경보체계 도입하는 등의 정부 규제와 식물을 활용한 도시숲, 바람길 조성 등의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미세먼지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기 위해서는 미세먼지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는 완화 차원의 대응과 이미 발생된 미세먼지를 감소시키는 적응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완화 차원에서는 미세먼지의 주 발생원인 산업 및 발전시설, 자동차의 주에너지원을 화석 에너지에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적응 차원에서는 미세먼지 흡수·흡착에 용이한 식물들을 활용해 도시의 녹지를 조성하고 건물의 옥상녹화 및 다양한 수직녹화 도입을 통해 추가적인 녹화면적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세먼지 발생을 억제시키고, 감소시키는 방안들은 사실 지속가능한 도시 패러다임에서 매우 익숙한 계획기법들이다. 이는 미세먼지가 결코 갑자기 나타난 독립적인 도시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도시 모델들에서 주장해 왔던 탄소중립의 문제, 생태계 서비스가 갖는 긍정적 기능, 예기치 못한 충격을 흡수하고 스스로 더 나은 상태로 회복시킬 수 있는 도시 구축 등에서 문제 발생 원인과 해결 방안을 모두 찾을 수 있다.

과거 지속가능한 도시 패러다임에서 제기돼 온 도시문제들은 경제적 논리에 의해 우선순위에서 밀리거나 정책기조로 활용돼 유행어처럼 등장됐다가 사라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또한 부족했다.

미세먼지는 분명 심각한 도시의 위기상황이지만 위기에는 언제나 기회도 뒤따른다. 문제의 진단과 계획에서 그치지 말고 이미 나온 답안을 재검토해 실질적인 움직임을 통한 전화위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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