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충청투데이 인성교육 공동캠페인 '공간이 행복을 만든다']
도내학교 60곳 행복공간 조성…집중력·창의력·인성 ‘쑥’
서천 문산초-친환경 ‘행복카페’ 마을공동체 소통·힐링장소
공주고-학생안식처 ‘케렌시아’ 미니탁구대·토론존 등 갖춰
논산 원봉초-벌레숲 ‘생태놀이공원’ 탈바꿈… 해먹·밧줄놀이

충남도교육청은 ‘공간이 행복을 만든다’는 비전 품고 올해 도내 학교 60곳에 행복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앞서 민선 6기부터 쉼의 가치에 주목하면서 ‘쉼(,)이 있는 행복놀이’ 정책을 추진해왔고 이제는 쉼을 현실화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관련 학계에서는 공간이 인간의 사고와 감점에 영향을 주며, 집중력과 창의력, 넓게는 인성과 품행의 형성과도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와 관련해 충남교육청은 획일적으로 구성된 공간을 탈바꿈해 학생들이 참된 휴식을 누릴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 서천 문산초등학교 실내에 일부 조성된 행복 카페. 문산초 제공
◆서천 문산초 “마을을 지켜줘, 행복카페!”


서천군 문산면에 위치한 문산초등학교는 마을의 유일한 문화적 거점이다. 인근의 성암분교장이 1998년 통폐합된 뒤 이어 2006년 시문중학교가 폐교됐기 때문이다. 특히 주민들은 침체된 분위기의 마을에서 문산초마저 사라진다면 마을공동체가 붕괴될 뿐만 아니라 귀농인구의 유입을 가로막아 농촌 공동화 현상이 심화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우려 속에 여전히 학생 수 감소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문산초는 마을공동체가 함께 이용하는 ‘행복카페’를 만들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본래 문산초는 천방산 자락에 위치해 수려한 자연환경을 자랑하지만 실내에는 학생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놀 수 있는 공간이 없었기 때문에 수 년 전부터 실내 놀이공간 마련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돼왔다. 함께 머리를 맞댄 문산초 교육가족은 고심 끝에 특별실을 신개념 행복놀이공간 행복카페로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행복카페는 학생들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자유롭게 책을 읽고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또 아토피 천식 안심학교로 지정되면서 도서관과 보건실을 편백나무로 인테리어했었던 만큼 행복카페도 편백나무로 꾸미고, 학생들이 뒹굴고 뛰어도 다치지 않도록 바닥과 벽면을 모두 친환경 안전소재로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카페의 쉼터 공간에는 전기판넬이 설치돼 겨울에도 따뜻하게 쉴 수 있고, 카페 한편에 설치될 미니도서관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다.

이 카페는 지역민들에게 개방돼 주민과 학부모들이 언제든 자유롭게 방문해 차를 마시며 교류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될 예정이다. 문산초는 카페가 마을공동체를 더 끈끈하게 결속시켜 문산면의 거점이자 서천지역의 새로운 아이콘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 공주고등학교 내부에 일부 조성된 행복 공간 모습. 공주고 제공
◆공주고 “충남 최고 시설, ‘쉼’도 챙기자”


공주시 중학동에 위치한 공주고등학교는 학업에 쫓겨 대부분의 시간을 교내에서 보내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 곳곳에 스페인어로 안식처를 뜻하는 케렌시아(Querencia)를 조성하기로 했다.

공주고는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지역 사회와 동문들의 뜨거운 관심으로 충남 최고의 시설을 갖춘 학교로 손꼽히지만 학생들이 마땅히 쉴 수 있는 공간은 부족했다. 이 때문에 공주고 교육가족은 입시와 성적, 교우관계 등 누구보다 고민과 스트레스가 많을 학생들이 교내에서도 충분히 재충전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행복 공간 조성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케렌시아는 학생들의 요구와 동선을 고려해 본관 2·3층의 복도 양끝에 위치한 4곳의 빈 공간에 조성된다. 공주고는 이 공간을 도색 등의 정비를 거쳐 각 목적에 맞는 테마로 운영할 계획이다. 각 공간은 테마별로 안락한 소파와 테이블을 갖춘 힐링 휴게공간, 빔프로젝트와 칠판 등을 이용해 토론을 할 수 있는 하브루타(토론으로 답을 찾는 유대인 전통교육) 존, 미니 탁구대와 다트 기구 등 실내 운동을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 입시와 진로 정보를 제공하는 공간 등으로 조성된다. 이와 함께 학교 밖의 빈 공간에도 화단과 벤치를 설치해 교정을 걷는 학생들이 편히 쉬어갈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100년에 가까운 역사와 전통으로 지역의 명문고로 알려진 공주고는 이번 행복 공간 조성사업을 통해 인재육성 뿐만 아니라 한 발 더 나아가 ‘학생이 건강한 학교’로 거듭나길 바라고 있다. 또 그동안 방치됐던 학교 안팎의 빈 공간을 새롭게 단장하면서 만들어진 케렌시아가 학생들의 쉼과 소통이 이뤄지는 나눔의 장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 논산 원봉초등학교 뒤뜰에 조성된 놀이공간에서 학생들이 놀고 있다. 원봉초 제공
◆논산 원봉초 “벌레 들끓던 숲, 생태놀이공원으로”


논산시 성동면에 위치한 원봉초등학교는 지난 3년 간 학생들의 놀거리를 마련하면서 올해 행복놀이 거점학교로 지정됐다. 남부럽지 않은 놀이시설을 갖추고 있는 원봉초는 행복놀이를 활성화하면서 전입생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놀이공간 확대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고 원봉초 교육가족은 학생들의 수요에 맞춰 더 완벽한 행복놀이 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

원봉초에는 기존에 인라인 스케이트와 S보드를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트랙이 조성돼있고, 강당에는 풋살과 플로어볼, 피구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또 교정 한편에는 비석치기와 팔방놀이가 가능한 공간이 마련돼 학생들은 등교한 뒤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놀이공간으로 달려가기도 한다. 하지만 학교 울타리 안쪽으로 우거진 개잎나무와 느티나무 숲에는 벌레가 들끓어 접근이 어려웠다.

원봉초는 올해 전지작업을 실시해 이 숲의 나무들을 다듬었고 이후 벌레가 사라지면서 학생들이 나무 그늘 아래 모여들기 시작했다. 원봉초 교육가족들은 이 숲에서 학생들이 더 안전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친환경 생태놀이공원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생태놀이공원에는 느티나무를 활용해 숲 밧줄놀이 공간을 만들고, 해먹과 원두막을 설치할 예정이다. 또 공원 한편에는 모래놀이장과 생태정원 길을 조성해 학생들이 마음껏 뛰어놀며 자연의 변화를 몸소 체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원봉초는 올해 행복 공간 조성사업과 함께 논산시의 지원으로 물이 빠지지 않아 이끼까 끼고 잡초가 자랐던 운동장 문제도 해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원봉초는 학교의 모든 공간에서 쉼(,)이 있는 행복놀이가 이뤄지며 학생들의 만족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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