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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규 대전시 하천관리사업소장

대전에는 도시에 활력과 생기를 불어넣는 거대한 인삼이 있다. 바로 3대 하천이다. 왜 인삼이냐고 묻는다면 지도상에 나타난 3대 하천의 형상을 보라하고 싶다. 금강의 제 1지류인 갑천이 남북으로 길게 뻗어 몸통과 주 뿌리가 되고 갑천에서 유등천이, 유등천에서 다시 대전천이 뻗어나가는 사이사이에 관평천, 대동천, 유성천, 탄동천, 정생천 등 수많은 지류들이 서로 연결되어 잔뿌리를 이루고 있는 형상이 인삼과 흡사하다.

대전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3대 하천이 있기에 우리는 자연을 벗 삼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일상에 지쳐 마음이 어지러울 때는 가까운 하천으로 가 보자. 벤치에 앉아 한참이고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는 것, 물을 희롱하는 청둥오리와 백로의 생기 있는 몸짓, 바람이 간지럽히는 버드나무 잎의 살랑거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에 휴식과 평화를 가져다준다. 이렇듯 하천이 도심 속 쉼과 치유의 공간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됨으로써 과거에는 주로 재해방지를 위한 공학적 측면의 하천 관리가 이루어졌다면 최근 들어서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하천이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시에서도 이·치수 중심 관리로 인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시민들이 하천에서 여가와 휴식을 즐기는데 불편이 없도록 자연친화적 하천관리를 모색해 나가고 있다. 코스모스, 보리 등 추억과 애상을 불러일으키는 꽃 단지를 조성하고 하천 생태를 저해하는 생태교란식물을 제거하며 안전하고 유해물질 없는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테니스장 등 각종 체육시설 정비, 불법 낚시와 쓰레기 투기 단속, 휴지통 없는 화장실 관리, 365일 연중 하천 청소 등 깨끗하고 아름다운 하천을 만들고자 노력중이다.

또한 각종 체험과 볼거리를 통해 많은 시민들을 불러 모으는 특별한 하천 명소들도 있다. 엑스포 남문광장을 지나 다리 왼편에 위치한 갑천 공공바베큐장은 가족과 연인, 친구들의 행복한 저녁식사 장소로 자리 잡았고 갑천 엑스포 수상공원에서는 카약, 카누, 페달보트 등 수상스포츠 체험을 통해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다. 대전천 목척교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음악분수를 보며 밤의 낭만을 느낄 수 있고 금강변에 위치한 석봉동 초화단지에서는 분홍 안개 같은 몽환적인 분위기의 핑크뮬리가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고 마음까지 평화롭게 해준다.

이같이 우리가 보고, 느끼고, 쉬고, 즐기는 하천을 위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관심과 참여다. 그 대표적인 예로 서울의 양재천은 하천 복원사업과 더불어 주민들의 참여로 쓰레기 치우기, 귀화식물 및 위해식물 제거작업, 불법행위 단속 등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져 아름답게 회복된 모습으로 시민들 품에 돌아왔다.

우리에게는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주어진 3대 하천이 있다. 우리도 시민 의식을 고취하고 하천 가꾸기에 관심과 애정을 담아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면 단순한 물이 아닌'즐기는 물','함께 하는 물'로써 건강한 문화를 향유하여 대전 하천이 명품 시민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이제 하천은 우리 일상 속 가장 친근하고 가까운 휴식공간이 되었다. 하천을 즐기기 위한 물리적인 기반은 어느 정도 갖추어졌지만 앞으로가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본다. 소중한 하천이 인간과 자연이 상생하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다음 세대를 위한 우리들의 임무이자 권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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