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래생물로 인한 생태계 교란이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지경에 처했다. 외국에서 유입된 외래 잡초와 악성잡초가 급격히 증가해 농사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악성 잡초는 성장력이 왕성한데다 내성이 강해 제초제도 잘 듣지 않는다고 한다. 천적이 없어 이대로 두면 생태계 파괴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까지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니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농촌진흥청·경기도농업기술원·충남대학교가 2013~2015년 국내 논·밭·과수원의 잡초 분포를 조사한 결과 총 619종의 잡초를 확인했다. 문제는 이중 외래 잡초가 166종으로 30% 가까이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10년 전인 2003~2005년 조사 때 보다 66종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제초제를 살포해도 듣지 않는 저항성 잡초 14종이 새로 확인됐다. 이런 악성 잡초를 제거하지 않으면 벼의 경우 30%의 수량이 감소할 정도로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논·밭은 외래 잡초가, 강·하천·호수는 외래 어종이 점령한지 이미 오래다. 뉴트리아, 붉은귀거북, 황소개구리 등이 왕성한 번식력을 앞세워 토종생물을 위협하고 있다. 충청의 젖줄 대청호도 외래어종 배스와 블루길로 몸살을 앓고 있다. 토종 어종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생태 교란종으로 수중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다. 지난해 1억5000만원을 들여 배스와 블루길 47t을 수매하는 등 퇴치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이러다 외래생물에 토종생물의 씨가 마르는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외래 잡초의 식물학적 특성에 관한 정보가 많지 않아 방제에 어려움이 따르는 게 사실이다. 기후변화 등으로 생태계 교란종이 광범위하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외래생물이 토종생물을 밀어내고 토착화하면 어떤 상황이 초래될지 모른다. 외래생물의 무분별한 유입을 원천적으로 막아야한다. 검역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대대적인 제거작업과 함께 천적 개발 등 연구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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