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스승의 날'을 맞는 교사들의 마음은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부정청탁금지법의 시행으로 꽃 한 송이조차 받기 부담스런 세태인 까닭이다. 오죽하면 청와대 국민청원에 아예 스승의 날을 폐지하자는 글이 올라오겠는가.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은 차지하고 학생인권이 강조되면서 교권은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지경이다. 사회가 아무리 변화해도 스승의 고마움과 사제의 정을 나눈다는 본래 취지가 훼손되면 안 된다.

스승의 날이 더는 퇴색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생들이 은사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행사가 거의 사라졌다니 안타깝다. 감사함의 표시로 스승의 가슴에 꽃 한송이를 달아주는 주는 건 미풍양속임에도 이를 허락하지 않는 사회가 야속하다. 휴업에 들어간 학교들도 꽤 있다. 선물거래나 행사 등 말썽의 소지를 차단하기 위해서란다. 재량휴업은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돼 있다.

교권존중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날이었으면 좋겠다. 교육부 자료를 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교권침해 건수는 1만8000건이나 된다. 서울(4027건), 경기(3493건) 다음으로 대전의 교권침해 건수(1172건)가 많다. 교권침해 유형 중에 교사 성희롱, 폭행도 한해 100건이 넘게 일어난다. 학생이 교사를 성희롱하고, 주먹다짐을 한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나. 교권침해가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위험 경지에 이르렀다.

추락한 교권회복을 위해 교육주체들이 나서야 한다. 먼저 교권침해 실태를 정확히 분석한 뒤 해결책을 강구해야겠다. 교사들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휘둘리는 상황이 계속되는 한 교육의 미래는 암울하다. 학교나 가정에서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 준다. 교권 지위가 흔들리지 않도록 제도적 틀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교사를 존경하는 풍토조성이 급선무다. 학생인권을 논하기에 앞서 교권을 되돌아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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