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법 전무

인기작품 53편 중 34% 담겨, 담배 권유·교내흡연 모습도
“방송·영화처럼 규제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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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청소년들이 쉽게 접하는 웹툰에서 담배나 흡연 장면이 그대로 노출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국가금연지원센터가 국내 인기 웹툰 53편(네이버 33편, 다음 20편)을 분석한 결과 ‘외모지상주의’, ‘뷰티풀 군바리’, ‘연애혁명’, ‘이태원클라쓰’등 18편(34%)에 흡연 장면이 담겨 있었다. 특히 웹툰에는 특정 담뱃갑이 그대로 노출되거나 담뱃갑 이미지만으로 브랜드를 연상할 수 있는 장면이 상당수였다.

남자 주인공이 대학 선배에게 담배를 권하거나, 여학생들이 학교 내에서 라이터를 빌려주며 자연스레 흡연하는 장면도 있었다.

최근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가 유행하면서 전자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담긴 웹툰도 있었다.

이에 따라 웹툰에서 흡연 장면을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에 따라 흡연 장면이 규제된다.

영화 역시 ‘약물, 흡연 등이 반복되지 않게 한다’는 최소한의 규정이 있다. 하지만 웹툰은 통일적으로 사용되는 민간 가이드라인이나 관련 법령이 전무하다.

WHO(세계보건기구)는 FCTC(담배규제기본협약) 가이드라인을 통해 ‘영화, 게임 등 오락 매체에서의 담배 묘사는 젊은 층의 흡연에 강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담배 브랜드나 그 이미지를 알아볼 수 있게 묘사하는 걸 금지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캐나다,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대중매체 내 담배 광고와 오락 매체 내 흡연 묘사를 모두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한국은 이러한 흐름에서 뒤처져있다.

중학교 3학년 학생을 둔 이모(45·여) 씨는 “자녀가 웹툰을 보길래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 한번 찾아 봤는데 담배나 흡연 장면이 사실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놀랐다”며 “법 제정이나 규제를 통해 흡연 장면이 나오지않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웹툰에서의 반복적인 담배 노출에 따른 청소년의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웹툰 분야는 활성화 됐지만 흡연장면 노출 등 규제는 이에 따르지 못하고 있다.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학교 교육만으로 한계가 있다”면서 "웹툰은 청소년에 쉽게 노출되는 데다 비흡연자의 흡연을 유도하기 때문에 관련 규제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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