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끝나지 않은 겨울 - 2편
엄마 민경氏 손가락 크게 다쳐
열 한 살 인규 보살핌 못 받아
장남 형규 적응 못하고 겉돌아
민경(41·가명)씨는 다른 엄마들과 조금 다르다. 겉보기엔 평범한 두 아이의 엄마지만 오늘이 며칠인지, 무슨 요일인지 모를 정도로 지적장애가 심각하다. 그런 엄마의 장애를 되 물림 받은 인규(11·가명) 역시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고 현재 부정확한 발음으로 의사소통이 어렵다.
민경 씨를 혼자 놔둘 수 없는 친정엄마는 딸을 항상 옆에 두고 소일거리를 시키고 있다. 문제는 올 초 민경 씨가 동네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부터다. 악재는 한 번에 찾아오듯 마트 안 정육코너 고기절단기계에 손가락이 끼는 사고를 당하게 된 것. 7시간의 대수술과 두 차례의 추가 수술을 통해 가까스로 절단은 면했지만 현재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사진>.
민경 씨가 치료를 받으며 당분간 손을 사용하기 힘들게 됐고 아이들의 상태는 더욱 열악해져 간다. 엄마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 나이인 인규는 위생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목과 손톱, 발에는 검은 때가 끼어있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장남 형규는 지적수준엔 문제가 없지만 사춘기가 오면서 남들과 다른 엄마와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다른 엄마들과 비교하며 학교와 가정에 도통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형규는 오늘도 겉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친정어머니의 속은 무너진다. 친정어머니는 “장애가 있는 딸을 처음엔 시집보내지 않으려고 했다. 가족도 힘든데 누가 데리고 살까 싶어서… 이렇게 사는 걸 보니 어쩔 땐 괜히 결혼 시켰나 후회가 된다”며 “그런 와중에 손가락 사고까지 당하니 가슴이 미어진다”고 눈물을 훔쳤다.
<5월 18일자 1면에 3편 계속>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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