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로2]
노사연·이무송,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공통점

 

 

▲ 아이클릭아트

☞지난달 말, 남편이 친구와 동유럽 여행을 떠났다. 무려 7박 9일. 우린 7개월 차 신혼부부다. 5년을 연애하며 매일 붙어 다녔다. 그래서 더 파격적이었나 보다. 주위 '남편'들은 "그걸 보내주다니~ 역시 쿨해"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아내'들은 "말도 안 되지. 다신 못 가게 해"하며 짜증을 냈다. 그러나 정작 나는 괜찮았다. 남편에게 "총 든 사람 있으면 피해"라고 당부했을 뿐이다. 남겨진 내 걱정은 안 했다. 그저 아이 여행 보내는 엄마가 된 기분이었다.

☞남편 없는 첫 주말은 바빴다. 결혼식 겸 떠난 부산을 즐겼다. 바다도 보고, 회도 먹었다. 여유로움에 숨통이 트였다. 남편이 간 오스트리아, 헝가리는 7시간이 늦었다. 내가 일어나면, 남편은 잤다. 중간중간 '카톡'만이 소통창구였다. 집에 오자, 남편의 빈자리가 실감 났다. 외로움은 둘째 치고, 집안일이 그랬다. 우리 집은 철저한 '분업 사회'다. 늦게 출근하는 내가 점심을 하고, 일찍 퇴근하는 남편이 저녁을 한다. 설거지는 돌아가며 한다. 남편이 빨래를 돌리고 널면, 나는 개서 정리한다. 남편이 없자 빨래가 금방 쌓였다. 남편의 키만큼 높은 건조대에 한숨이 절로 났다.

☞문제는 또 있었다. '수다 친구'가 없었다. 퇴근 후, 쉴 새 없이 조잘대던 내 입은 방향을 잃었다. 회사 일, 세상일 그저 떠들고 싶었다. 엄마나 친구와 통화해도 허기짐은 있었다. 허기짐은 곧 그리움이 됐다. 생각해보니, 남편과의 대화가 내 작은 '힐링'이었단 생각이 들었다. 내 기분을 자기 일처럼 이해해주는 사람이었다. '청자'로서의 남편은 누구보다 ‘내 편’이었다. 위로해주고, 공감해줬다. 있을 땐, 싸우기만 했는데, 없으니 칭찬만 나왔다.

☞결혼 상대에 대해 늘 이렇게 조언한다. '겉은 비슷하되, 속은 정반대인 사람을 만나라.' 요컨대, 취미·성향은 비슷하되, 서로 보완해 줄 점이 있어야 한다. 나는 덜렁이고, 남편은 꼼꼼쟁이다. 나는 대범하고, 남편은 조심스럽다.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 함께라서 완벽해진다면, 최상의 관계다. 서로 배울 점이 있다면, 최고의 스승이다. 무엇보다 '대화'가 중요하다. 잉꼬부부인 노사연이 이무송에게, 이효리가 이상순에게 한 말이 생각난다. "난 자기하고 대화하는 게 제일 즐거워." 거창함이 필요없다. 어쩌면, 최고의 배우자는 '즐거운 대화 상대'가 아닐까. 오늘도 내 입은 쉴새없이 바쁘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maybe041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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