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은 희비 엇갈려…재해석력 차이

[시청자가 찜한 TV] 리메이크작 슈츠·미스트리스 1·2위

시청률은 희비 엇갈려…재해석력 차이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지난달 말 첫선을 보인 리메이크 드라마 두 편이 모두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시청률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미드(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KBS 2TV 수목드라마 '슈츠'는 호화캐스팅과 현지화 시도로 순항 중인 반면 영드(영국 드라마)가 원작인 OCN 주말드라마 '미스트리스'는 전개가 어수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8일 CJ E&M과 닐슨코리아의 4월 넷째 주(23∼29일) 콘텐츠영향력지수(CPI·하단 용어설명 참조) 집계에서 '슈츠'와 '미스트리스'가 1·2위로 신규 진입했다.

'슈츠'는 CPI 지수 265.8, '미스트리스'는 232.5를 기록했다.

CPI 집계에서는 나란히 1·2위를 차지했지만, 시청률은 큰 차이를 보였다.

'슈츠'는 주인공 최강식 역을 맡은 장동건과 고연우를 연기하는 박형식의 '브로맨스'에 힘입어 시청률 1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3일 방송된 슈츠 4회는 시청률 9.7%를 기록하며 수목드라마 중 1위였다.

미드 리메이크작이다 보니 태생적으로 원작과 비교할 수밖에 없지만, 극 중에서 고연우가 전통 장을 만드는 장인을 설득하는 과정을 그리는 등 나름의 현지화 시도가 호평을 받는다.

다만 미드 대사를 그대로 번역한 듯한 대사와 국내 정서에는 낯선 트럼프 카드와 같은 소품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내용이 있어 '오글거린다'는 평가도 있다.

한편, '미스트리스'는 시청률이 0.8%(지난 6일 방송)에 머물며 고전 중이다.

'미스터리 관능 스릴러'를 표방하며 첫 회부터 19세 이상 시청가에 맞는 과감한 연출과 파격적인 장면을 보여줬지만, 극 중 네 여자의 이야기가 구심점 없이 나열돼 산만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계속 궁금증을 유발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내용이 어렵고 복선이 쏟아져 집중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슈츠'와 '미스트리스'의 엇갈린 성적표에서 알 수 있듯, 해외 드라마 리메이크는 어려운 작업이다. 두 작품 이전에도 수많은 리메이크작이 만들어졌지만, 성공작보다는 실패 사례가 더 많았다.

흥행한 원작을 그대로 옮길 수 없는 만큼 신선하게 재해석을 해야 하는데, 재해석을 통해 원작 이상의 재미를 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기 미국 드라마는 판권을 사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원작이 화려하고 완성도가 높을수록 막대한 제작비를 동원해야 하는 것도 제약이다.

이 때문에 리메이크 드라마는 원작을 고르는 눈과 재해석 능력으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 용어설명 : CPI 지수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와 CJ E&M 6개 채널(tvN·Mnet·OCN·온스타일·OtvN·올리브)에서 프라임 시간대 방송되는 드라마, 연예·오락, 음악,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인기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CPI 지수는 주간 단위로 프로그램 관련 온라인 뉴스 구독자 수(주요 포털 등재 언론사 기준), 프로그램 직접 검색자수(국내 주요 포털 6개사), 소셜미디어 버즈량(블로그·게시판·SNS 전수조사) 등 3가지 실측 데이터를 200점 기준 표준점수로 환산해 산출한다.

dylee@yna.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