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 보은 법주사를 비롯해 통도사, 부석사, 대흥사 등 국내 4개 사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확실시된다.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최종 심사평가 결과, 이들 4개 사찰을 등재하라고 권고했다. 이 권고는 이변이 없는 한 세계유산위에서 그대로 인정되는 게 통례다. 다음 달 바레인에서 열리는 제42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확정 단계를 남겨두고 있다.

이들 4개 사찰은 7세기 이후 한국 불교의 전통을 오늘날까지 이어오고 있는 사찰로서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개별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 보존관리 계획 등도 충분한 요건을 갖췄다고 평가받았다. 당초 한국이 신청한 7개 사찰 가운데 충청지역에서는 마곡사도 포함돼 있었으나 심사 결과 탈락돼 아쉬움을 남긴다. '한국 전통 산사'의 세계 유산적 가치를 모두 인정받기에는 난관이 적지 않았다.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된 다른 종교 유산과 비교해볼 때, 우리 전통 산사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유감없이 발휘할 만한 여건이 확보돼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예컨대 2012년 전통 산사 7개를 잠정대상목록으로 선정할 당시 천년사찰인 수덕사가 빠진 이유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고찰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계승 보전하기 위해선 건물은 물론 주변 경관에 대한 보수 및 신축 과정에서도 사소한 부분에까지 배려해야 한다. 마곡사의 경우도 역사적 중요성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법주사의 추가적 이행과제도 만만치 않다. 케이블카 등 인근 개발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법주사 문화재관람료 문제도 마찬가지다. 속리산의 자연과 생태적 가치도 아울러 보전해야 된다는 명제를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다. 향후 관광 수요 대응 방안 및 정비계획 등도 세계유산 기준에 맞도록 설정돼야 하겠다. 문화재청은 탈락한 3개 사찰을 포함, 모두 7개 사찰이 등재되도록 보완자료를 만들어 위원국을 교섭할 것이라고 한다. 모쪼록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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