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거장 만화가 나가야 고, 데뷔 50주년 인터뷰
마징가Z 탄생 45주년 기념작 '마징가Z:인피니티' 17일 개봉

▲ [㈜이수C&E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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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징가Z' 원작자 "흉내 내고 싶지 않았다"

일본 거장 만화가 나가야 고, 데뷔 50주년 인터뷰

마징가Z 탄생 45주년 기념작 '마징가Z:인피니티' 17일 개봉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기운 센 천하장사 무쇠로 만든 사람∼'

중장년층이라면 누구나 귀에 익숙한 만화영화 '마징가Z' 주제곡의 첫 구절이다.

'마징가Z'는 1972년 일본에서 만화로 발간돼 곧바로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고, 일본과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는 1975년 수입됐다. 당시에는 일본 대중문화 개방 전이라 '아메리칸 픽처스'라는 유령 회사명을 붙여 미국산으로 둔갑시켜 방영했을 정도였다.

이런 전설의 로봇 '마징가Z'를 탄생시킨 만화가 나가이 고(永井豪·73)가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1967년 만화 '하급관리 포리기치'로 데뷔한 그는 최근 연합뉴스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만화가의 길을 걸은 지 50주년이 된 소회 등을 밝혔다.

그는 "인간의 생명은 짧지만 좋은 작품은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다음 세대까지 살아남는다"면서 "다른 사람이 만들지 않은 작품, 새로운 작품을 항상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나가이 고는 '우주소년 아톰'의 일본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手塚治蟲ㆍ1928∼1989)의 로봇 만화를 읽으며 자랐다고 한다.

그는 "아톰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 로봇 만화를 그리고 싶었다"면서 "누군가를 흉내 내지 않은 콘셉트를 계속 생각했고, 사람이 로봇을 타고 조종한다는 아이디어를 겨우 생각해냈다"고 떠올렸다.

세계 최초 탑승형 로봇인 '마징가Z'는 '퍼시픽 림' '트랜스포머'와 같은 오늘날의 유명 로봇영화에도 영감을 줬다.

특히 '퍼시픽 림' 감독이자,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으로 올해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기예르모 델토로는 나가이 고의 팬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을 정도다.

나가이 고는 "'마징가Z'의 영향을 받은 기예르모 델토로 감독이 '퍼시픽 림'을 제작한 것은 기쁜 일"이라며 "문화는 쌓아가는 것으로, '마징가Z' 역시 '우주소년 아톰'과 '철인 28호' 등의 영향을 받아서 태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기예르모 감독과의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기예르모를 만났을 때, 갑자기 커다란 몸으로 저를 세게 포옹했죠. 그리고는 '제가 얼마나 '마징가Z'의 영향을 받았는지 알고 있습니까?'라고 몇 번이나 말했죠. 또 어릴 적 멕시코 TV에서 '마징가Z'를 보는 것이 즐거움이었다고 하더군요."

나가이 고는 '마징가Z'가 어린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된 이유 중 하나로 로켓펀치 능력을 꼽았다. 그는 "체력이 약한 아이들을 어떻게 극에 끌어들일까 고민하던 차에 로켓펀치라면 멀리 있는 상대도 쓰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징가Z'는 올해로 탄생 45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오는 17일에는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 '마징가 Z:인피니티'가 새로 개봉한다. 애니메이션 '원피스' 극장판 등을 연출한 시미즈 준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마징가Z'가 악당 닥터 헬에 맞선 마징가Z와 파일럿 강쇠돌의 활약을 그렸다면, '마징가Z:인피니티'는 닥터 헬로부터 세계 평화를 구한 10년 뒤 이야기를 그린다. 원작의 매력을 살리면서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이용해 한층 화려하고 역동적인 로봇 액션을 담아냈다.

나가이 고는 45년 만에 돌아온 '마징가Z:인피니티'에 대해 "애니메이션 기술이 진보돼 로봇 액션의 세계관을 보다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어 좋았다"면서 "판타지 세계지만, 리얼한 느낌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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