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 부가수익보다 고품질 콘텐츠 중시"

▲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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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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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CN, MBC,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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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곳 없다?…청춘 기죽이는 3040 여배우들

"최근 드라마, 부가수익보다 고품질 콘텐츠 중시"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30∼40대 여배우들의 드라마 속 활약이 갈수록 눈부시다.

"여배우는 나이가 들수록 설 자리가 없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최근 3040 여배우들은 농밀함을 무기로 10~20대 청춘스타들보다도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선도한 건 JTBC다.

JTBC는 2014년 김희애(51)와 유아인(32)이라는 파격적인 캐스팅을 내세운 '밀회'를 시작으로 지난해 김희선(41)과 김선아(45)가 주연한 '품위 있는 그녀', 김남주(46)의 '미스티', 최근 손예진(36)이 출연하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까지 3040 여배우들을 꾸준히 전면에 내세웠다.


이 전략은 시청률과 화제성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다줬다.

'밀회'가 시청률 6%대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품위 있는 그녀'는 12%대까지 찍었으며 '미스티'도 8%대로 퇴장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역시 여성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6%대까지 올랐다.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한 여배우들의 연기력은 청춘들의 상큼하고 풋풋한 매력을 능가한다는 평을 받는다. 로맨스도 단순한 연애가 아니라 인생사를 녹여낸 농밀한 멜로로까지 발전시킬 수 있는 역량이 있는 덕분이다. 또 여배우들의 뛰어난 관리 능력 덕분에 연기력뿐만 아니라 외모와 패션까지 화제가 되는 분위기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김지연 CP는 4일 통화에서 "채널 인지도를 빨리 쌓기 위해 2049(20~49세) 시청자를 타깃으로 한, 질 높은 작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왔다"며 "그러다 보니 작위적인 설정보다는 탄탄한 대본을 최우선시하게 됐고, 그런 대본을 안정된 연기력을 가진 30~40대 여배우들이 잘 소화해준다"고 말했다.


JTBC의 시도가 성공을 거두면서 지상파를 포함한 다른 채널 드라마들의 트렌드도 변화하는 조짐이 감지된다.

최근 종영한 김선아 주연 SBS TV '키스 먼저 할까요?'는 동시간대 경쟁한 청춘스타 우도환-레드벨벳 조이의 MBC TV '위대한 유혹자'와 하이라이트 윤두준-김소현의 KBS 2TV '라디오 로맨스'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김선아는 감우성과 함께 시한부를 마주한 40대 절절한 멜로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또 번 연기력을 입증했다.

월화극 시청률 1위를 달리는 KBS 2TV '우리가 만난 기적' 여주인공들 역시 41세 김현주와 43세 라미란이다. 두 사람은 김명민을 사이에 두고 각각 전혀 다른 매력을 발산, 호평받는다. 김현주는 날이 갈수록 우아한 미모를 자랑하고, 라미란은 억척스러운 이미지에서 순애보 넘치는 아내로 변신을 시도해 눈길을 끈다.

이밖에 시청률 측면에서는 큰 빛을 보지 못하지만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하는 여배우들도 있다.

MBC TV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로 4년 만에 복귀한 한혜진(38)은 시한부 삶을 마주한 아내로 변신했고, OCN '미스트리스'로 6년 만에 돌아온 한가인(36)은 관능 미스터리 스릴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중에서는 가장 젊지만 SBS TV '착한 마녀전'을 통해 1인 2역으로 고군분투 중인 이다해(34)도 있다.


연예계에서는 드라마 주연 자리를 3040 여배우들이 채우는 현상에 대해 방송국들이 부가가치 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 대신 콘텐츠의 질 향상에 주력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김현주 소속사 YNK엔터테인먼트 김민수 대표는 "한한령이 풀리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주춤한 상황에서 방송국들이 한류스타를 내세운 드라마로 부가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콘텐츠 자체 힘을 강화하려는 분위기"라며 "그러려면 안정된 연기력을 갖추고 연기 폭도 넓은 30~40대 여배우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3040 여배우들을 내세운 드라마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다 보니 김현주 씨만 해도 최근 들어오는 작품 수준도 높아지고 내용도 훨씬 다양해졌다. 불과 1년 새 벌어진 일로,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연 CP 역시 "한류 드라마도 결국 국내 인기 드라마에서 탄생할 수밖에 없으니 콘텐츠 힘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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