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 나라 전체 사망자 중 암으로 죽은 사람이 제일 많으며 암 중에서 폐암이 제일 높은 사망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2년 전까지만 해도 남녀 공히 '위암 사망률'이 전체 암 사망률의 1위를 차지했었다.

학계에서는 이처럼 위암 사망률이 감소한 이유로 첫째 우리 나라 사람들의 식생활 및 생활 환경이 변화되면서 위암 발생률이 다소 감소한 점, 둘째 '조기 위암'에 대한 일반 국민들에 대한 인식이 확대된 점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우리 나라에서 위암의 5년 생존율은 45% 정도로 미국보다는 높지만 일본과는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러한 위암 생존율을 높이는데 있어서 일등 공신은 '위 내시경 검사의 보편화'라고 할 수 있다.

위 내시경 검사는 굴곡성 내시경 기기를 입을 통해 식도, 위, 십이지장까지 직접 육안으로 관찰하는 것이다. 내시경 검사의 최대 장점은 상부 위장관의 점막을 관찰, 필요한 경우 조직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시경은 2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1932년 독일의 연성 내시경 개발을 시점으로 광섬유를 이용한 내시경, 전자 내시경, 초음파 내시경 등 본격적인 내시경 시대가 열리게 됐다.

또 내시경의 발전은 주변 부수적인 기구를 동반 발전시키며 진단 내시경에서 치료 내시경 영역까지 확대됐다.

즉 위 내시경 검사는 크게 두가지 목적으로 사용하는데 첫째는 진단 목적이고 둘째는 치료적인 목적이다.

진단 목적의 내시경은 역류성 식도염의 진단,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의 진단 및 조직검사, 헬리코박터 파이로리의 진단, 상부위

장관 출혈의 원인 규명, 위선종 등의 위암의 전구병변들에 대한 진단 및 위암의 진단 등이 있다. 물론 각종 소화불량 증상들에 대한 원인 규명으로도 사용된다.

치료 목적의 위 내시경 검사는 조기위암의 내시경적 수술을 꼽을 수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전체 위암 중 조기 위암의 비율이 60%에 이르며, 그 중 30% 정도를 내시경적 수술로 치료하고 있다. 또 위장관 출혈에 대한 치료, 위식도정맥류 출혈의 치료, 담관 내 결석의 제거, 각종 위장의 '혹'제거, 이물제거, 위식도협착의 확장 등이 있다. 외과적으로는 내시경을 이용해 담석증을 치료하는 것은 이미 보편화된 시술이며, 복강경을 이용한 위암 수술, 대장암 수술, 허니아(탈장) 수술, 급성충수돌기(맹장)염 수술 등이 시행되고 있다.

이처럼 내시경 검사는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어 미세한 병변의 진단도 가능하고, 조직생검, 병변의 치료 등 여러 가지 조작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잘 배운 내시경의에 의해 적절하게 시행되는 대부분의 내시경검사는 방사선 검사를 대치해도 좋을 정도로 안정성이 확보돼 있으나 위나 식도에서 천공 등의 위험이 내재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검사 전 투여 약물의 알러지 반응에 의한 합병증이 있는데 요즘 수면 내시경 검사 방법이 보편화되면서 이에 사용되는 주사제에 의해서 발생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약물에 의한 합병증이 모두 생명을 위협할 만한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경우는 드물고 단순한 불쾌감이나 일시적인 증상들이 대부분이다.

'수면유발 내시경', '무통 내시경' 등으로 불리는 수면 내시경 검사는 검사 전에 진정제를 주사, '잠'을 자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 의식이 있는 '진정상태'에서 내시경을 시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면 내시경 검사시 진정제투여로 부작용 가능성이 많은 노약자, 만성간질환자, 심폐질환 환자 등은 되도록 수면 내시경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최근에 알려진 캡슐 내시경은 1999년부터 미국 FDA 승인을 받아 사용되고 있지만 고가의 비용에 비해 효과가 좋지 않아 주로 소장질환에 대한 진단에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장치의 지속적인 개량으로 멀지 않은 장래에 위장관 질환의 진단 및 치료에 있어서 획기적인 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도움말 주신분: 정현용 충남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최덕례 둔산평안내과 원장>

<전문가 600자 고언>

◆ 정현용 교수
"위 내시경의 발달과 보편화에도 불구하고 위암을 비롯한 각종 위 질환은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건강은 물론이고 생명을 잃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아무런 불편이 없는 경우라도 정기적으로 위 내시경 검사를 시행해 질병이 있더라도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병은 치료 이전에 예방이 먼저다."

◆ 최덕례 교수
"현재는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까지도 내시경 검사의 중요성과 타당성을 잘 이해하고 있어 환자가 내시경 검사를 먼저 자청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직도 내시경 검사는 환자에게 두렵고 부담스러운 검사임에는 틀림없다. 진정제 및 진통제 등의 개발로 검사시 이러한 부담감을 최소화하고 있으므로 2년에 한번씩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건강은 남이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 스스로가 돌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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