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앞두고 '마르크스의 철학'·'마르크스 전기' 등 출간

▲ 독일 트리어에 있는 카를 마르크스 동상.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 독일 트리어에 있는 카를 마르크스 동상.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출판계는 탄생 200주년 맞은 마르크스 열풍

생일 앞두고 '마르크스의 철학'·'마르크스 전기' 등 출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지난해 러시아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혁명의 역사적 성과와 한계를 조명한 책을 여러 권 펴낸 출판계가 올해는 탄생 200주년을 맞은 카를 마르크스(1818∼1883)를 주목하고 있다.

출판사들은 마르크스 생일인 5월 5일을 앞두고 그의 삶과 사상을 다룬 서적을 잇달아 출간했다. 자본주의에 대한 탁월한 성찰을 보여준 마르크스의 학문적 위상이 높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현상이다.

마르크스는 다양한 학문에서 성과를 남겼다. 사적 유물론을 제시하는 한편, 고전경제학을 비판했고 이데올로기를 분석했다. 아울러 구체적 현실 분석을 통해 프롤레타리아 계급 투쟁 이론과 전술의 토대를 놓았다.

비록 그가 예측한 대로 자본주의가 몰락하고 공산주의가 승리하지는 않았지만, 현대 사상사를 연구하면서 마르크스를 지나칠 수는 없다.

에티엔 발리바르 프랑스 파리 10대학 명예교수가 쓴 '마르크스의 철학'과 토마스 슈타인펠트 스위스 루체른대 명예교수가 집필한 '마르크스에 관한 모든 것'은 마르크스 사상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이다.

오월의봄이 재출간한 '마르크스의 철학'은 2014년 프랑스에서 나온 증보판을 우리말로 옮겼다. 마르크스 저작인 '포이어바흐 테제'를 읽는 법, 이데올로기와 물신숭배, 자본주의 역사성을 다룬 글을 묶었다.

저자는 마르크스 철학의 특징으로 '반철학', '비철학', '단절'을 제시하면서 그가 철학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지는 못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비정형성이 오히려 전통적 철학과는 다른 '열린 철학'을 끌어냈다고 강조한다.

출판사 살림이 펴낸 '마르크스에 관한 모든 것'은 난해한 마르크스 사상을 에세이 형태로 풀어쓴 책이다. 명성, 선언, 음모, 돈, 자본, 소유 등 16개 주제어를 뽑아 마르크스 사상을 정리했다.

저자는 "마르크스가 오늘날 누리는 명성은 그가 평등의 옹호자라는 믿음에서 비롯한다"며 "현재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은 돈이 인간에게 휘두르는 폭력, 상품에 숨겨진 힘을 신랄하게 분석한 마르크스를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르크스 사상이 현실 세계에서 어떻게 발전하고 쇠락했는지 분석한 책도 나왔다. 정치사회학을 연구하는 로날도 뭉크가 쓴 '마르크스 2020'(팬덤북스 펴냄)은 마르크스주의와 역사, 자연, 발전, 노동자 계급, 여성, 문화 문제 등을 논했다.

출판사 노마드가 펴낸 '마르크스 전기'(전 2권)는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 부설기관인 마르크스·레닌주의연구소가 1973년 방대한 문헌을 참고해 완성한 책이다. 국내에는 1980년대 초판이 나왔고, 이번에 재출간됐다.

유년 시절부터 시작해 공산당 선언 발표, '자본론' 저술, 제1인터내셔널 창설 등 중요한 사건을 시간순으로 요약했다.

출판사 아르테는 5일 마르크스 평전인 '카를 마르크스: 위대함과 환상 사이'를 번역·출간한다. 마르크스를 신비한 존재로 그리는 두꺼운 장막을 걷어내고 실체를 추적한 책이다.

마르크스가 직접 쓴 글을 읽고 싶은 독자라면 도서출판b가 출간한 '공산당 선언'을 추천한다. 출간 170주년을 맞은 '공산당 선언'은 사회주의 사상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공산당 강령이다.

마르크스의 철학 = 배세진 옮김. 476쪽. 2만3천원.

마르크스에 관한 모든 것 = 김해생 옮김. 424쪽. 2만2천원.

마르크스 2020 = 김한슬기 옮김. 372쪽. 1만6천원.

마르크스 전기 = 김대웅·임경민 옮김. 1권 496쪽, 2권 528쪽. 각권 2만5천원.

위대함과 환상 사이 = 홍기빈 옮김. 1천112쪽. 8만원.

공산당 선언 = 심철민 옮김. 142쪽. 9천원.

psh59@yna.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