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연 약용식물 연구 감명…UST 석박사통합과정 입학

▲ UST 한국한의학연구원 캠퍼스에서 한의생명과학을 전공하고 있는 리차드 코마케치가 지도교수이자 연구 파트너인 강영민 박사와 활짝 웃음짓고 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먼 이국땅에서 온 외국인이 한의학의 사상체질을 익숙하게 얘기한다. 사람마다 몸에 좋은 음식이 각기 다르고 음식으로 병을 다스릴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인상 깊다고 말하는 그 사람.

우간다에서 먼 한국을 찾아 한의학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리차드 코마케치(Richard Komakech)의 사연은 특별하다. 리차드는 사실 우간다 공무원이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보건복지부 산하 전통의학 연구·관리기관인 NCRI(Natural Chemotherapeutics Research Institute) 소속이다.

우간다에서 공무원은 상위 1%에 속할 정도로 인정받지만, 그는 다소 늦은 나이에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대학원생이 됐다. 2015년 KOICA 한의학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과 인연을 맺은 리차드는 한국한의학연구원(한의학연)의 체계적인 약용식물 연구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체계적인 전통의학 연구·관리시스템을 배우고 싶었던 그는 당시 연수에 참석했던 UST 교수이자 한의학연 강영민 박사 도움으로 2016년 9월 UST의 석박사통합과정에 입학했다.

그가 한의학연에서 공부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고국의 국민이 더욱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보건의료체계를 만들고 싶어서다. 우간다도 우리나라처럼 구전으로 전해지는 다양한 약용식물(약재) 섭취방법이 있지만, 정확한 효능이나 독성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약재에 대한 효능 연구도 부족해 추가적인 질병 치료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연구도 필요하다.

한의학연에서 4학기째 한의생명과학을 전공하는 리차드는 현재 지도교수이자 동료처럼 그를 챙기는 강영민 박사와 함께 아프리카 현지에 자생하는 약용식물을 연구 중이다. 과도한 벌채로 멸종위기에 놓인 ‘푸르누스 아프리카나’의 대량 번식 방법을 찾고, 그 효능 연구로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다.

리차드가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목표 역시 우간다 남성에게 발병이 잦은 성인병을 치료하기 위함이다. 그는 지도교수와 함께 친환경적인 천연보존제 개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한의학 매력에 푹 빠진 리차드의 성장도 눈부시다. 지난 1월 박사과정 자격시험을 통과한 그는 지난해 이미 3개의 논문을 발표했고 2개는 현재 심사 중이다.

“모든 사람이 굶주리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는 리차드의 다음 목표는 아마도 고국인 우간다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학업을 마치고 고국에 돌아가면 한국에서 쌓은 경험과 인맥을 활용해 전문 연구기관을 설립하고, 전통의학을 보다 발전시켜 국민 건강증진에 기여하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리차드는 “우간다 NCRI를 한의학연처럼 키우고 다양한 약용식물을 표준화해 우간다 약전(Pharmacopoeia)을 만들고 싶다”며 “우간다 국민이 한국과 같은 체계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것도 또 다른 목표”라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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