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in 예술>
2. 대전시립교향악단 클라리네티스트 빈성태
클라리넷, 축구에 비유하면 미드필더, 솔로땐 치고나가고 앙상블땐 뒷받침
한음 불더라도 감정 전하는 연주 노력

▲ 클라리네티스트 빈성태 씨의 연주 모습. 사진=최윤서 기자
대전시립교향악단 상임단원 빈성태(30) 씨와의 첫 만남은 대전예술의전당에 위치한 지하1층 연습실이었다.

인터뷰가 익숙하지 않은 듯 연신 부끄러워하는 그의 모습에서 청년 연주자로서의 풋풋한 매력이 느껴졌다.

빈 씨는 '오케스트라의 꽃’이라고 불리는 목관악기 중에서도 클라리넷 연주자다. 14살 때 부모님 추천으로 취미 겸 불기 시작한 클라리넷은 이제 그의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대전이 고향인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이후 2014년 7월 대전시립교향악단에 입단해 올해로 4년차 연주자다.

그는 대중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클라리넷을 청년 연주자답게 축구에 비유했다. 빈 씨는 “축구 포지션 중 클라리넷은 ‘미드필드’에 해당하는 것 같다”며 “미드필드에서도 ‘수비형’이 있고 ‘공격형’이 있듯 클라리넷도 솔로로 나올 땐 오케스트라 연주 속 수많은 악기 소리를 공격형 미드필드처럼 뚫고 나온다. 반면 앙상블 땐 소프트하게 다른 악기들을 뒷받침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화려하고 약한 소리부터 저음의 울림 있는 소리 등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어 클래식 뿐만 아니라 재즈에도 어울리는 팔색조 음색의 매력적인 악기”라고 클라리넷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 클라리네티스트 빈성태 씨. 사진=최윤서 기자
이날 그는 악기를 직접 보여주며 클라리넷 연주 시 가장 중요한 ‘리드’에 대해 설명했다. 클라리넷은 나무를 얇게 깎아 만든 리드를 입구에 끼워 그 떨림으로 소리를 낸다.

그는 “클라리넷은 리드가 없으면 절대 불 수 없다. 바이올린 활의 말총과 같은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며 “클라리네티스트는 리드의 상태를 진단해 좋은 울림을 정확하게 조정할 줄 알아야 한다. 리드의 밸런스가 좋아야 전 음역대의 음정이 모두 안정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목관악기의 특성상 겨울철 공연이 어렵다며 과거 경험도 전했다. 빈 씨는 “겨울에 동구의 한 초등학교 강당에서 연주를 한 적이 있었다. 실내였음에도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너무 추웠다. 그날 특히 테크닉적으로 굉장히 힘든 연주여서 불가피하게 연주자 모두 연주복 위에 코트랑 패팅을 입고 공연한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현재 대학원 과정을 병행하고 있는 그는 음악적 기량에 있어 진지한 고민도 털어놨다. 빈 씨는 “젊은 연주자일 때 실력을 더 많이 가꾸고 쌓아놔야지 나중에도 실력이 오랫동안 유지돼 롱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 음을 불더라도 관객들에게 감정과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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