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필요… 독일도 21년 걸려

“뱃속 아이가 남자라는 것을 들었을때부터 군대 문제가 가장 큰 걱정이었어요. 아직 4살인 우리 아이가 성인이 될때쯤이면 군대도 선택이 되지 않을까요?”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본 부모들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군 입대 문제였다. 27일 남북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르면 남과 북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키로 했다.

판문점선언 제3조 2항에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서로의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했다.

군축은 군비축소의 준말로 병력·무기를 포함한 각종 군수물자를 줄여나간다는 것을 말한다.

현재 군 복무기간을 보면 육군 21개월, 공군 24개월, 해군 23개월, 공익 24개월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군 복무단축이 청년들 사회 진출 시기를 앞당겨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며 군 복무감축을 공약사항으로 내걸었었다.

이날 정상회담을 지켜본 김선영(34·여) 씨는 “정상회담을 보면서 더 이상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아 군대도 나중이 되면 선택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아들 둔 엄마로서 모든 아들들이 의무적으로 군대를 가지 않고 미국처럼 직업군인 제도가 되거나 복무기간이 더 짧아졌으면 하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서구에 사는 강지영(33·여) 씨도 “정상회담을 보면서 얼마전 입대한 조카 제대일이 하루라도 빨라지진 않을까 내심 기대를 걸게 됐다”고 얘기했다.

부모들의 기대와 달리 징병제가 모병제로 바뀌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도 통일되고 21년이 지난 2011년에서야 본인 지원에 의한 징병제를 도입했다. 군사적인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기에 단계적으로 복무기간 감축을 논의하고 이행해나가는 데 시간이 요구된다. 또 통일이 된다해도 강대국인 중국,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만큼 징병제 자체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