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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 꽃피는 한국의 원자력기술

충청투데이 cctoday@cctoday.co.kr 2018년 04월 30일 월요일 제22면     승인시간 : 2018년 04월 29일 18시 36분
백원필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원장

아랍 최초의 원전이 우리 기술로 건설되고 있는 열사의 나라 아랍에미리트(UAE)에 다녀왔다. 원자력연구원의 안전연구시설 '아틀라스'를 이용하는 OECD/NEA(원자력기구) 국제공동연구 회의가 UAE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아틀라스'는 국내에서 건설, 운영 중이고 UAE의 바라카에도 건설 중인 한국형 원전 APR1400의 주요 계통을 축소 모의한 세계적 안전연구시설이다. 핵연료 대신 전기로 가열하면서 다양한 가상 사고들을 실제 원전과 동일한 조건에서 일으켜 봄으로써, 방사능 사고의 우려 없이 안전성을 확인하고, 안전성 평가 소프트웨어를 검증한다. OECD/NEA 아틀라스 프로젝트는 참여국이 비용을 분담하면서 공통적으로 관심이 있는 사고들에 대해 '아틀라스'에서 실험한다. 250만 유로 규모의 1차 프로젝트에 이어, 300만 유로 규모의 2차 프로젝트를 미국, 프랑스, 중국, 독일 등 11개국 참여하에 작년 10월부터 3년 계획으로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 회의는 통상적으로 OECD/NEA 본부와 대전 원자력연구원에서 교대로 개최하지만, 이번 회의는 1차 프로젝트부터 참여해온 UAE 원자력규제청의 요청으로 아부다비에서 개최한 것이다.

아틀라스 구축 시 과제책임자였고, APR1400 개발과 안전성 검증에 참여해온 필자에게 UAE 방문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특히 회의 참가자들은 UAE 원자력규제청과 원자력공사의 안내로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도 방문하였다. 필자는 원자력규제청 청장, 부청장과 동행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원자력공사의 바라카 원전 총책임자와 환담하는 시간도 가졌다. 공사가 완료된 1호기의 원자로건물, 터빈발전기건물, 보조건물에 들어가서 핵심 설비들이 설치된 모습을 직접 살펴보았는데, 잘 정돈된 모습이 매우 아름답게 느껴졌다. 아부다비에서 출발하여 끝이 없을듯한 사막지대를 지나 4기의 원자로건물 돔을 마주했을 때의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2009년 말 계약되어 2012년 8월 착공된 바라카 원전은 현재 1호기의 건설공사가 완료되어 운영허가를 기다리고 있고, 2호기는 고온성능시험이 한창이다. 3호기는 본격 성능시험을 위한 외부전원이 연결되었고, 4호기도 주요 기기들의 설치와 원자로건물 공사가 완료되었다. 이러한 순조로운 진행은 아마도 한국인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그런데 원자력 인프라가 전혀 없는 사막 국가에 원전을 건설하면서 어찌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없었겠는가? UAE 환경을 반영한 설계변경이 무려 8000여건이었다니 이를 잘 극복해온 '팀 코리아'에 무한한 찬사를 보낸다. UAE의 원자력 관계자들은 물론 세계 원자력계가 바라카 원전에서의 팀 코리아의 성취에 경탄하고 있다.

이제 한국 원자력계는 UAE 인접국이자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여기서는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소형 원자로 '스마트'가 앞장서고 있다. 사우디는 이미 1억불을 투자하고 젊은 엔지니어 40여명을 원자력연구원에 파견하여 '스마트' 2기를 사우디에 건설하기 위한 공동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 원자로의 사우디 건설이 확정되면, 다른 서아시아 및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수출로도 이어질 것이다.

아울러 사우디의 대형원전계획이 구체화됨에 따라 UAE 사업을 통해 유일하게 사막지역 건설경험을 보유한 APR1400을 사우디에 수출하기 위한 집중적인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다. 다행히 국내 에너지전환정책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원전 수출에 적극적이어서 희망을 갖게 한다. 외국에서 도입한 기술을 바탕으로 기적적으로 자립을 이룬 우리의 원자력기술이 UAE에 이어 사우디에서도 꽃을 피우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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