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소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출간

배수아가 번역하는 헤르만 헤세 컬렉션

첫 소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출간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소설을 쓰면서 종종 번역가로도 활동하는 배수아 작가가 헤르만 헤세 작품들을 우리말로 새롭게 옮긴다. 그 첫 작품 '나르치스와 골드문트'가 출간됐다.

출판사 '그책'은 "'고전'의 반열에 오른 헤세의 전작을 소설가 배수아의 '새 번역'으로 자신있게 내놓는다"고 28일 밝혔다.

배수아 작가는 국내 문단에서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 상당한 마니아 독자를 거느린다. 1993년 등단 이후 적지 않은 소설을 발표하면서도 일찍부터 독일문학과 번역에 관심을 둬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여러 편 번역했다. 페르난두 페소아 '불안의 서', 프란츠 카프카의 '꿈',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이번에는 전작들에 비해 한국에서 훨씬 대중적인 작가 헤르만 헤세 작품을 특유의 작가적 시각으로 해석한다.

첫 소설인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영성과 지성의 화신인 나르치스와 자연과 예술의 아들인 골드문트, 인간 본성의 극단적 양면을 철저하게 육화한 두 주인공이 나누는 관계 이야기다.

헤세 생전에만 20만 부가 팔린, 가장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한국에는 '데미안'이나 '수레바퀴 아래서'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헤세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헤세는 이 작품을 "내 성장기 체험이 고스란히 담긴 내 영혼의 자서전"이라고 표현했다.

작가 토마스 만은 이 작품을 "독일의 낭만성과 현대 심리학의 분석 요소가 혼합된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책"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배수아 작가는 '옮긴이의 말'로 "성인이 되어 내가 다시 만난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소년을 위한 성장소설이자 에로틱한 본성을 찾아가는 '관념적인 성애 소설'로도 읽혔다"며 "골드문트의 사랑은 특정한 소녀에게 바쳐지는 사랑이 아니라 끊임없이 미지의 여인들을 전전하며 매번 새로운 육체의 감각을 통해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원형으로 다가가는 정신-에로스의 모험이자 여정, 그리고 성숙과 합일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 소설은 한편의 기나긴 예술론으로 읽히기도 한다. 골드문트가 세상을 인식하는 모든 과정, 여자들과의 관계에서 관능에 눈뜨고 감각을 발전시키는 모든 과정이 전부 예술과 연관되며 창조라는 궁극의 지점을 향한다"고 강조했다.

양장본. 456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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