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곡 발표하는 '메이크 20' 프로젝트…첫곡은 신효범 '난 널 사랑해'
'얼굴없는 가수'로 출발해 내년 20주년…"'나가수' 출연, 기억에 남아"

▲ [영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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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50년 노래한 패티김이 롤모델…'김나박이' 영광"

20곡 발표하는 '메이크 20' 프로젝트…첫곡은 신효범 '난 널 사랑해'

'얼굴없는 가수'로 출발해 내년 20주년…"'나가수' 출연, 기억에 남아"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가수 김범수(39)는 내년 4월 데뷔 20주년을 맞는다. 롤모델인 패티김이 데뷔 50주년에 은퇴한 것에 비하면 아직 절반도 오지 않았다.

"약 20년간 좋은 가수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고 생각한다"는 김범수는 올해 1인 기획사 영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자유롭게 음악 생활을 할 토대를 만들었다. 나아가 장르와 세대 등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음반 발매 기한에 쫓기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음원을 내는 장기 프로젝트 '메이크 20'의 출발을 알렸다.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신한류플러스에서 '메이크 20' 관련 기자간담회를 연 김범수는 "목표가 50년 동안 노래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출발의 시작점에 있으니 대중이 챙겨듣고 싶어할 음악 작업을 하고 싶고, 건강한 음악 시장을 만드는데 초석이 됐으면 하는 포부가 있다"면서 이번 프로젝트의 취지를 설명했다.

'메이크 20'은 명곡을 재해석하는 '리-메이크', 신곡을 선보이는 '뉴-메이크', 다른 가수와 컬래버레이션(협업)을 하는 '위-메이크' 등 3개의 카테고리로 구분돼 20곡을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음악 형식은 물론, 음원 발표 순서와 기한도 없다.

그는 "신선한 에너지를 들려주고 싶을 때 곡을 만들고 공개할 것"이라며 "요즘 같은 시대에 맞지 않는 템포일 수 있지만 아날로그 방식을 택해 천천히 걸어가는 느낌의 프로젝트였으면 한다. 하다가 토해내고 싶을 때는 2곡씩 또는 연달아 발표할 수도 있고 정말 자유롭게 하고 싶다"는 점을 강조했다.





첫 작업은 '리-메이크'다. 그는 신효범의 히트곡 '난 널 사랑해'(1996)를 다시 불러 26일 오후 6시 공개한다. 트렌디한 사운드와 레트로풍의 가스펠 편곡을 섞어 재해석했다.

이 노래는 김범수가 명곡이라고 생각하며 오래전부터 좋아한 곡이라고 한다.

"신효범이란 디바를 보면서 꿈을 많이 키운 것 같아요. 오래전 큰 행사에서 신효범 선배가 노래하던 장면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죠. 큰 무대에서 카리스마 있게 폭발적인 가창력을 들려줬거든요. 또 이 곡은 남녀에 국한되지 않은 포괄적인 의미의 사랑 노래인 것 같고, 좋은 에너지도 있어 요즘처럼 건조한 시기에 단비처럼 위로가 되길 바랐어요."

신효범은 이 소식에 "내 곡을 뺏어가느냐"는 농담을 하며 "새로운 세대에 불릴 노래로 만들어달라"고 응원했다고 한다.

'위-메이크'를 통해 함께 협업하고 싶은 가수로는 싱어송라이터 나얼과 래퍼 도끼를 꼽았다.

김범수는 "예전부터 작업해보고 싶었던 뮤지션들"이라며 "나얼은 친구지만 영감을 많이 받는다. 둘이 가장 좋은 피지컬로 활동할 수 있을 때 꼭 한번 협업해봤으면 해 성사시키고 싶다. 도끼는 예전에 '러브콜'을 보내왔는데 제가 고사한 모양새가 돼서 이번에 꼭 같이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에는 편견을 깨고 스타가 된 흑인 혼혈 모델 한현민이 출연했다. 밝고 순수한 이미지에 어린 나이에도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에 꼽힐 만큼 당당한 에너지가 노래의 느낌과 잘 어울렸다는 설명이다.

1999년 데뷔한 김범수도 한현민처럼 '비주얼이 좋아야 한다'는 가요계의 편견을 깨고 가창력이란 정공법으로 성공했다. 그도 데뷔 이후 12년간 '얼굴 없는 가수'로 불렸다.

"12년간 '얼굴 없는 가수'로 활동하다가 비주얼이 한꺼번에 공개되면서 음악적 측면에 비주얼까지 부각된 것 같아요. 이제는 '비주얼 가수'라는 닉네임이 어색하지 않죠. 제가 가진 외모 콤플렉스에 대한 편견을 깨는 계기가 됐고 저는 지금의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요."

지금껏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도 온전히 무대 위 주인공이 됐던 MBC TV '나는 가수다' 출연을 꼽았다. 그는 아직도 그때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이소라의 '제발'을 불렀을 때, 목소리뿐 아니라 비주얼 적으로도 관심을 받았죠. 하하. 또 무대에서 박수를 받아본 것은 데뷔 12년 만에 처음인 것 같아요. '나에게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란 생각을 했죠. 박수를 받는 무대 위 주인공이 돼 감격스러웠죠."







음역이 넓고 소리를 자유롭게 내다보니 그는 국내 대표 보컬리스트로 꼽힌다. 소리를 잘 내기 위해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평소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술이나 담배는 멀리한다. 그래서 빅뱅의 대성과 윤하 등의 많은 후배가 그에게 목 관리에 대한 조언을 구한다. 대중은 김범수와 나얼·박효신·이수를 '가창력 끝판왕'이란 의미에서 '김나박이'라고도 칭한다.

그는 "굉장히 신기한 현상"이라며 "우리나라에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비단 4명만 있는 것도 아닌데 '김나박이'가 마치 대한민국에서 가장 노래를 잘하는 가수의 대명사처럼 상징적인 의미가 됐다. 대중이 꼽아준 보컬리스트 명단이니 영광스럽다. 그런데 제가 어떤 부분에서 훌륭한지는 잘 모르겠다"고 웃었다.

그러다 보니 그의 음악성보다 가창력이 부각된 측면도 있다. 그는 채워나가야 할 점으로도 "좋은 곡을 계속 쓰면서 음악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20곡이 쌓이면 신곡을 추가해 2장의 리패키지 앨범으로 발매할 계획이다. 음원으로만 남기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CD가 사라져 가는 시대인 만큼, 과거 음악하던 시절의 향수를 계승하고자 가능하다면 CD뿐 아니라 LP로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공연에는 게으름 피우지 않겠다고도 강조했다.

"공연을 한 해도 쉬어본 적이 없어요. 군대를 다녀온 2년간도 위문 공연을 다녔죠. 20주년 공연은 투어 지역과 규모를 확대해 1년 반에서 2년에 걸쳐 대대적으로 크게 해볼 생각입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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