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바엔터테인먼트 제공]
▲ [노바엔터테인먼트 제공]
▲ [노바엔터테인먼트 제공]
▲ [노바엔터테인먼트 제공]
▲ [노바엔터테인먼트 제공]
▲ [노바엔터테인먼트 제공]
▲ [노바엔터테인먼트 제공]
▲ [노바엔터테인먼트 제공]
▲ [노바엔터테인먼트 제공]
▲ [노바엔터테인먼트 제공]
낯설지만 강렬한 늑대소년 영화 '굿 매너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낯설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브라질 영화 한 편이 국내 관객을 찾는다.

다음 달 3일 개봉하는 '굿 매너스'는 딱히 장르를 규정하기 힘들다. 늑대인간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판타지물이지만 공포, 퀴어, 뮤지컬, 동화 등이 한데 어우러져 독특한 색깔을 만들어낸다.

영화는 마치 두 편을 이어붙인 듯 전후반이 나뉜다. 브라질 상파울루를 무대로 두 여성의 사랑을 그린 전반부는 퀴어영화에 가깝다. 늑대 소년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후반부는 슬픈 잔혹 동화를 보는 듯하다.


상파울루 빈민가 출신인 클라라(이사벨 주아 분)는 아나(마조리 에스티아노) 집에 입주 가정부로 취직한다. 최고급 아파트에 홀로 사는 아나는 출산을 앞뒀다. 살아온 환경은 물론 성격과 인종 등 모든 것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은 처음에는 서먹해 한다. 그러나 출산의 두려움에 시달리던 아나는 점차 클라라에게 의지하고, 둘 사이에는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

보름달이 뜬 날 밤, 클라라는 아나가 잠에서 깨 밖에서 배회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리고 아나가 늑대인간의 아이를 가졌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아나는 아기를 낳은 뒤 숨지고, 클라라는 그 아기를 거둔다.

여기까지가 전반부라면 후반부는 7년이 지난 후부터 시작한다. 클라라는 일곱 살 소년 조엘을 평범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 사랑과 정성을 다하지만, 아이는 보름달이 뜰 때마다 저도 모르게 늑대 본성을 드러내고, 결국엔 큰 소동이 벌어진다.


여러 장르를 솜씨 좋게 하나로 빚은 덕분에 이물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러닝타임이 135분에 달하지만, 스토리 자체가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다 강약 템포 조절을 잘해 마지막까지 호흡을 잃지 않는다.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몇몇 충격적인 장면도 있다.

마르코 두트라, 줄리아나 호헤스 두 감독이 협업한 결과다. 두 사람은 첫 장편영화 '하드 레이버'로 2011년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받으면서 영화계에 이름을 알렸다.


판타지 장르를 차용했지만, 현실에도 발을 딛고 있다. 빈민가 흑인 여성(클라라), 중산층 백인 여성(아나)으로 대비되는 두 인물을 통해 브라질 사회에 여전히 만연한 빈부 격차와 계층 간 갈등, 인종 문제 등을 짚는다. 가정부인 클라라를 몸종 부리듯 하는 아나의 모습이나, 두 사람이 사는 주거 공간의 명확한 대비 등이 대표적이다.

사랑과 헌신, 포용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자신이 사랑한 여성의 아이를 제 자식처럼 키우는 클라라는 헌신의 표상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소수자일 뿐이다. 클라라는 조엘을 위해 세상의 편견과 맞서 싸운다.

밤이 되면 온몸에 털이 나고 늑대처럼 변하는 조엘은 평소에는 작고 귀여운 어린아이일 뿐이다. 영화는 조엘을 통해 누구나 내면에 괴물을 키우며 살아간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말하는 듯하다. 제70회 로카르노영화제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는 등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했다.


fusionjc@yna.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