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접근해 친분 쌓으려 노력…온라인 찬양 댓글 작업도 벌여
안희정 미투때…“청와대서 낙마 시켰다”

온라인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기소된 '드루킹' 김모 씨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보고 한때 킹메이커를 꿈꿨던 것으로 알려졌다.먼저 김 씨는 자신이 이끄는 '경제적 공진화모임(경공모)’ 인사들과 함께 실제로 안 전 지사 측에 먼저 접근해 개인적인 친분을 쌓으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지난 1월 안 전 지사가 서울 모 대학에서 강연을 진행했는데 이는 경공모 측이 충남도청에 요청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충남도청에 건네진 공문에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과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도청으로 전달된 것으로 표기돼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안 전 지사 띄우기를 본격화했다. 2017년 12월 일부 커뮤니티에선 안 전 지사를 추종하는 댓글들이 '손발이 오글오글할 정도로' 찬양 일색이라며 댓글을 다는 세력을 '마가린 부대'로 불렸다는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김 씨가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최재성 전 의원을 집중 견제한 것에 대해서도 '안희정 차기 대통령 만들기의 연장선'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즉 최 전 의원의 경우 당권 도전을 놓고 안 전 지사와 충돌할 것을 염려해 미리 공격하며 기반 축소를 노렸다는 뜻이다.

실제 경공모 측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댓글조작 매뉴얼에는 추 대표와 최 전 의원이 집중관리 대상으로 명시돼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김 씨와 경공모 등이 안 전 지사 측으로 돌아선 것은 김 의원에 대한 희망이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경공모 회원은 최근 한 매체에 출연해 "김 의원이 가망이 없어지자 안 전 지사와 접촉을 했다"며 "안 전 지사가 미투로 낙마하자 (드루킹이) 청와대의 ‘제수이트’가 안 전 지사를 낙마시켰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 의원을 제수이트(예수회, 로마 바티칸을 신봉하는 종교결사체)라고 규정했다.

김 씨는 지난달 SNS에 "(낙마한) 안 지사를 날린 건 그만큼 두려워서겠지요. 어둠 속의 그들에겐 안 지사가 얻게 될 정보와 조직이 아킬레스건을 끊을까봐 겁이 났겠지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친문이 천안갑 국회의원 재보선에 나가라 하고 당 대표 출마하라고 할 때 안희정이 안받아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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