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 투자 제한조치 완화·자동차 수입관세 인하 청사진
기업들 수출확대 기대속 “추상적 발언…실익 적어” 분석도

중국이 최근 수입 관세 인하를 골자로 시장 개방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중국을 최대 교역국으로 삼고 있는 국내 수출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다만 일각에선 추상적인 발언 수준이라는 분석과 함께 당장의 큰 수혜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어 지역 수출업계는 신중한 접근을 기하려는 모습이다.

19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금융업의 외자 투자 제한조치를 완화하고 자동차 수입 관세를 낮추는 등 수입 물량 확대 의지를 밝혔다.

자동차 수입 관세의 경우 정확한 인하폭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자동차 업계는 최대 15%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중국은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자동차 관세 인하 조치에 따라 중국 자동차 시장이 개방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자동차 업계에서는 큰 영향이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내 자동차 회사 대부분이 높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현지 합작공장을 통해 중국시장 물량의 거의 전량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무역협회 통계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수출은 146억 5125만 달러였지만 이 가운데 대중 자동차 수출은 6015만 달러에 그치며 전체 수출국 중 70위에 머물렀다. 중국이 자동차 관세를 인하하더라도 전체 자동차 수출판매 확대까지 이어지기에는 한국의 중국 자동차 수출 시장은 매우 좁은 셈이다. 자동차부품 생산업계도 이 같은 이유로 이번 관세 인하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역의 자동차부품 생산업체 관계자는 “중국 자동차 시장은 생산보다 판매가 많은 상황인데다 수입관세 인하 수혜는 고급차 위주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공장 납품 위주의 지역 업체들은 직접적인 혜택과 무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부터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타격을 입었던 화장품 수출 업계도 신중하게 접근하려는 분위기다.

지역의 한 화장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중국에서 화장품 유통·판매를 위해선 CFDA 승인이 필수인데 인증 비용을 들이고도 1년 넘게 유보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중국 정부의 이번 수입 확대 발언 역시 업계의 이러한 애로사항을 포함하지 않은 추상적 발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수출기업의 중국시장 기존 진출수요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수입 확대 조치가 당장의 큰 실익이나 영향을 주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개방 확대에 따른 간접적 영향 요소를 분석해 내는 것이 중요한 만큼 지역 수출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