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당시 현장 소방대의 부실한 대응이 인명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합동조사단은 18일 제천시청 브리핑실에서 제천 화재 참사 2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인명 피해 확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했다.
변수남 조사단장은 이 자리에서 “당시 방화문을 닫고 비상계단으로 진입했거나 관창을 들고 갔다면 진입에 성공해 일부라도 생존상태로 구조할 가능성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백드래프트’ 논란을 빚었던 창문 파괴를 통한 2층 진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번 조사에서도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변 조사단장은 한마디로 “효율적인 인력 배분이 이뤄지지 못했고, 현장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탓에 현장 지휘가 미흡했다”고 인정했다. 쟁점이 됐던 소방 굴절차의 운용 지연 역시 무분별한 주차 외에도 담당자의 숙련도 부족이 주원인으로 드러났다. 건물구조와 소방설비는 곳곳이 문제 투성이었다. 화재 확산을 막는 스프링클러와 방화 셔터, 배연창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변 조사단장은 “허술한 건물구조와 소방설비가 화재의 급격한 확산과 생존시간 단축을 초래했다”고 부연했다.
조사단은 재발 방지 대책도 내놓았다. 우선 소방청 산하 화재 안전특별 TF팀을 운영하는 한편 충북에서도 소방 업무 혁신기획단을 구성해 종합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장 인력 349명을 신규 채용하고, 2022년까지 956명을 추가 보강할 예정이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