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IM 산업수학 전문가들 통해 ‘의뢰 → 논의 → 해결’ 전반적 지원
수학 대중화 위한 ‘찾아가는 수학 콘서트’‘수학 캠프’ 행사 기획도

수학은 기업 등 사회가 안고 있는 수학적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학문이다. 효과적인 버스 노선 신설, 비용 절감을 위한 물품 재배치, 신용카드 불법사용 방지, 범죄 예측 등의 실생활과 밀접한 문제에도 수학이 사용된다.

▲ 수리연이 지난해 산업수학 문제 해결을 위한 관련 연구자 그룹 모임을 하고 있는 모습. 수리연 제공
최근 이슈인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나아가면서 기업체 등 사회 전반에서 수학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산업수학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수학분야 전문 출연연구기관인 국가수리과학연구소(소장 정순영, 이하 수리연)는 올해 1월 정순영 신임 소장 부임 이후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산업수학 문제 해결 중심형 기관으로 조직체계를 재정비했다.

수리연은 향후 산업분야와 함께 공공 및 과학기술 분야로 확대된 영역의 다양한 수학적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대한민국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업계 수학문제 발굴·해결 전문 모더레이터 집단… 판교 ‘산업수학혁신센터’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 위치한 산업수학혁신센터(ICIM)에는 다양한 수학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산업수학 모더레이터들이 항시 대기 중에 있다. 중재자 또는 사회자라는 의미를 가진 모더레이터는 산업계와 수학계 양방향의 지식을 갖추고, 상호간의 대화를 이어주는 통역사와도 같다. 이들은 기업체로부터 오프라인·온라인 채널로 의뢰받은 수학 문제를 상담을 통해 수학적으로 해결이 가능한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후 문제발굴 세미나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문제해결 과정 전반을 책임지게 된다. 이들은 문제의 종류에 따라 수리연 본원(대전)의 연구부서 혹은 외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중계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수리연이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연구역량 뿐 아니라 산학연 외부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네트워크의 활용을 통해 다양한 영역의 문제에 대한 접근·해결이 가능하다는 측면은 센터가 갖고 있는 가장 큰 무기이다.

실제 센터는 2017년 스마트소셜(채용 정보 분석 알고리즘 수학적 접근법 제시), 충남도시가스(가스배관 순회점검 경로 최적화와 도시가스 수요량 예측모델 개발), 해양경찰청(함정 응급수리비 예측 수리모형 개발), 보비어스 코리아(배송 시스템 효율 증대를 위한 지역 분할 방법 및 거리 계산 방식 고도화) 등 다양한 기업 등의 문제 해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교육·훈련을 통한 모더레이터 역량 강화, 전문가 네트워크를 확대함과 동시에 더 많은 기업들이 수학적 문제 발굴ㆍ해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 수리연과 국립중앙과학관이 협력해 농어촌 및 산간벽지 지역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수학의 원리를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수학 행복 나눔 캠프’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수리연 제공
◆산업계 및 공공 분야 연계를 위한 전략·기반 연구 강화


수리연은 최근 연구조직을 산업수학 전략 영역과 기반 영역으로 개편했다. 기초수학 분야 연구를 바탕으로 산업계, 공공분야에 활용 가능한 다양한 분야의 산업수학 연구와 타 학문과의 협력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먼저 전략 부문에서는 산업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 연구 주제를 발굴하고,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해 관련 산업분야로의 활용성 확대를 위한 심화연구를 수행한다.

이를 위해 데이터 분석, 암호, 의료영상 등 영역의 원천기술 확보를 진행하고 있다. 기반 부문에서는 기초과학 및 공공분야에서 새로운 산업수학 영역, 공공 인프라, 차세대 사업 등의 수리과학 기반 확보를 위한 타 과학기술 분야와의 공동 및 협력연구를 수행한다. 이를 위해 현재 기후변화·재난·재해 대응 분야 연구와 중력파 과학데이터 분석 등을 진행하고 있다.

◆산업수학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수리연은 ‘수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증대시키고, 수학을 통한 산업문제 해결 등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한 다양한 수학 대중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학의 기초 원리를 다양한 연령 계층이 쉽게 이해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해 ‘수학은 어렵다’는 부정적 인식의 제거와 함께 친근하고 대중성 있는 수학 문화를 조성해 나가고 있다.

먼저 전국 중·고등학교 방문을 통해 진행하는 ‘찾아가는 수학 콘서트’는 수학이 일상생활과 사회에서 활용되는 사례를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연구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수학과 관련된 진로와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면서 공감대를 형성해 갈 수 있는 대표적인 프로그램 중 하나다. 국립중앙과학관과 협력해 농어촌 및 산간벽지 지역 중학교 학생들을 초청해 과학·수학의 원리를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수학 행복 나눔 캠프’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이밖에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수학체험전’(2017년) 개최 등 산업수학 전시 행사 및 프로그램도 꾸준히 열고 있다. 정순영 소장은 “수리연은 앞으로 일반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수학 본연의 흥미로움과 산업수학의 가치에 대한 저변 확대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이 기사는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