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식 LX대전충남지역 본부장

조선시대 유난히도 많은 비가 내리던 여름날, 비가 새는 허름한 어느 초가 방안에서 우산을 들고 이리 저리 자리를 옮겨다니는 모습을 어이없게 바라보고 있던 부인에게 "이런 우산도 없는 다른 집은 비를 어떻게 피하겠소? 참 안타까운 일이요"라고 남편은 말했다. 그러자 부인은 "우산이 없는 집이라도 우리처럼 비가 새지 않을텐데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라고 하자, 남편은 "그것 참 그렇기도 하군" 웃으며 말하였다. 어느 가난한 부부의 대화 같지만 조선 초기 만인지상 우의정을 지낸 류관(柳寬)의 이야기다. 화려한 비단옷에 높은 관직을 뽐내는 우리가 생각하는 양반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류관(柳寬)은 우의정이라는 높은 벼슬이 풍기는 거만함이나 위압감 없이 백성을 위하는 청빈한 삶을 살았는데, 관직에 있을 때 왕이 그의 공을 높이 사 때때로 음식이나 물건을 하사하면 그것들을 마을사람과 아낌없이 나눴고, 스스로 밭을 일구고 보를 막아 가뭄을 대비하는 등 백성들의 안정적인 삶을 위해 노력했다.

2017년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공공부문 및 정치부문에 부패의 정도를 측정하는 부패인식지수는 180개국 중 51위며, OECD 가입 35개국 중 최하위권인 29위였다. 경제규모는 세계 10위를 자랑하지만 부패수준은 매우 부끄러운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반부패정책협의회를 구성해 청렴한국을 실현하기 위해 국정과제에 명시하여 강력한 개혁의지를 드러냈고 반부패 정책을 관리하고 있다.

청렴(淸廉)은 국가경쟁력이자 선진국으로 가는 첫걸음이다. 국가가 우선 국민에게 신뢰감을 높여야 한다. 공직자들이 공직을 우선시하는 봉사 정신과 부정 부패를 척결하는 청렴결백, 사회 각계각층의 청렴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 더 나아가 회사 경영이나 기업 활동에 있어서 투명한 가치관으로 무장하고 공정하며 합리적인 업무 수행을 추구하는 윤리경영에 앞장선다면 정직하고 투명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한국국토정보공사(LX)는 지난 5일 충남 보령시 한화리조트에서 원칙과 기본을 중시하는 청렴한 LX가치를 실현하고자 청렴지킴이 리더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를 통해 '청렴한 국가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반부패 청렴문화 확산 및 공공분야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향상시켜 국민에게 신뢰받는 Clean LX가 될 것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LX대전충남지역본부에서도 몇 해 전부터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 및 국민의 신뢰회복 확보를 위해 다양한 청렴활동을 진행해오고 있다. 매월 하루를 ‘청렴의 날’로 지정해 청렴토론과 청렴캠페인 활동을 통해 청렴의지를 고취시키고, 늘 국민과 함께하는 공공기관으로서의 공적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자 하는 다짐의 계기로 삼고 있다.

청렴한 사회, 반부패 사회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공직사회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관심과 노력, 그리고 청렴한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가 반드시 이뤄져야 가능하다. "우리 집안에 전할 것은 청백이니, 대대로 서로 이어 끝없이 전하라." 류관(柳寬)이 자손에게 남긴 말이다. 높은 관직에 있으면서도 청렴한 생활을 하고 백성을 위한 마음가짐은 오늘날 공직자에게 필요한 좋은 본보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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