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정하성 평택대 명예교수·청소년지도연구원장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복지혜택을 외면받고 빈곤과 외로움에 지쳐서 생을 마감하는 비극이 일어난다. 생활해가기가 너무 어려운 현실 앞에서 목숨을 끊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4년 전 생활고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송파 세 모녀 사건과 유사한 모녀 사망이 충북 증평에서 발생하여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돌봐주는 사람 없는 야박한 현실을 극복해가기 위해서 이웃공동체운동을 강화시켜 갈 때이다.

남편과 사별하고 빚 독촉에 시달리던 40대 여성이 4살 난 어린 딸과 함께 숨 진지 두 달여 만에 발견되었다. 정부가 사회복지 시스템을 점검하고 지원에 나서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사각지대에 놓여 외면 받고 있다. 고통에 시달리는 이웃이 얼마나 많은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실이다. 최근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일 충북 증평군 모 아파트 4층 집 4살 된 딸과 어머니가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경찰은 시신 상태 등을 고려해봤을 때 모녀가 적어도 두 달 전 숨졌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비극의 씨앗은 남편과의 갑작스러운 사별이었다. 이들은 남편과 함께 갚아나가던 수천만 원의 채무를 혼자 떠안으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었다. 5만∼6만원 하는 월세는 물론 수도비와 전기요금까지 수개월치가 미납된 상태였다. 남긴 유서에는 혼자 살기가 너무 힘들다며 딸을 먼저 데려간다는 내용이었다.

이웃 간 교류가 활성화되고 나눔의 윤리를 실천해갔다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심화되어가는 이기주의가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지자체에서 지역사회공동체 활동을 위해 깊은 관심을 갖고 보살펴주는 일이 시급하다. 서울 송파구의 지하에서 살던 60대 노모와 두 딸이 생활고 끝에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이라며 현금 70만원을 넣은 봉투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부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을 개정한 맞춤형 급여 제도를 2015년 7월 시행하였으나 아직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들은 외부에 드러나지 않고 어렵게 살아간다. 취약한 사회안전망의 활성화가 절실하다. 지역사회차원에서 인간 공동체운동을 전개하여 해결해 가야한다. 현실적으로 지자체에서 복지 대상자 선정 기준이 까다로워 여전히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어 문제다. 당국은 더 노력하기 바란다.

물론 선진국에서도 복지의 사각지대가 있다. 그러나 사회봉사단체와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해결해 간다. 우리도 이제 지역사회의 인류공동체의식을 강화하여 독거노인, 소녀소년가장을 비롯해서 나 홀로 거주하는 외롭고 힘든 사람에게 사랑을 실천해야한다. 새마을부녀회 같은 오래된 사회봉사단체에서는 꾸준히 이들에게 반찬과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오늘도 지역사회차원에서 여력을 활용하여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이들의 노력에 마음 뿌듯하다.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기쁘게 수행하고 남는 여력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봉사하는데 있다.

국민소득이 늘어나고 사회가 발전하여도 외로움과 고통 속에서 허덕이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들에게 따스한 인정과 사랑을 베풀어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야한다. 인권이 외면되어 고통 받는 삶들을 위하여 지역사회공동체 운동을 강화시켜 가야한다.

부를 향유해가기 전에 고통 받는 이웃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한다. 사랑과 인정은 기쁜 마음으로 실천해 갈 때에 가치가 커가기 마련이다. 지자체와 사회봉사단체는 복지의 사각지대를 찾아서 더욱 노력해야한다. 나눔과 봉사의 미덕을 함양시키기 위해서 가정에서는 보모들이 솔선수범을 보인다. 사회복지이념의 구현으로 행복한 세상을만들어 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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