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 투게더']
15. 엄마 없는 하늘 아래 - 4편
15. 엄마 없는 하늘 아래 - 4편
몸과 마음에 상처 한가득, 엄마 마저 떠나면… ‘막막’
아빠의 폭력성을 가장 많이 닮은 둘째 성진(17·가명) 군은 감금·폭행사건으로 소년원에 입소했고 이후 법원 위탁시설에서 생활하며 겉돌았다. 집에서까지 칼부림을 하며 어느새 식구들에게 공포의 존재가 된 성진 군은 현재 학교를 자퇴하고 인근 자취방에서 혼자 살고 있다. 셋째 성호(14·가명) 군과 막내 소진(13·가명) 양은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없는 건강상태로 선생님이 직접 가정을 방문하는 순회교육을 받고 있다. 성호 군은 뇌전증이 의심되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한다. 부모의 채혈이 필요한데 아버지가 이를 거부하고 있어 제대로 된 치료조차 어렵다.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생기면 쓰러지거나 정신을 잃는다.
건강이 가장 좋지 못한 소진 양은 정신질환에 의한 환청 및 환시로 몇 년 전 추락사고를 겪었다. 시멘트 바닥의 충격으로 얼굴과 골반, 다리 뼈 마디마디가 골절됐고 의사는 마음의 준비를 권유했다. 가까스로 생명은 건졌지만 지적장애를 비롯한 만성골수염, 뇌전증 등으로 하루에 먹는 약만 수십 알이다. 현재 오른쪽 발 등에 지혈이 되지 않고 있어 보호자 없이는 거동도 어렵다.
첫째 성민 군도 오랫동안 정신질환 약을 복용했고 현재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준비 중이지만 엄마가 언제 떠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자꾸만 불안해진다. 가족 중 제대로 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 없어 기초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돼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 가종 중 환자가 많아 병원비가 만만치 않다. 가정폭력이 인정돼 몇 개월 전부터 아버지가 월 20만원 씩 양육비를 지급하지만 갈수록 늘어가는 의료비 부담으로 정상적인 생활은 불가능하다.
그동안은 엄마 이 씨가 자녀들을 돌보며 생계유지를 해왔지만 암 발병으로 더 이상의 양육도 힘들어졌다. 남편의 폭력과 열악한 경제상황으로 몸과 마음 모두를 다친 이 씨 가족은 암담함 그 자체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도 이들 가족에겐 욕심이 돼 버린 냉정한 현실은 마지막 버틸 힘 마저 빼앗아 버린다. 엄마 없는 하늘 아래, 네 남매는 그저 ‘외로운 섬’ 같다. <끝>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