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활용품 수거업체의 아파트 폐비닐 수거거부 사태가 가까스로 봉합돼 쓰레기 대란을 면하게 된 건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재활용품 수거거부 사태는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어 항구적 대책마련이 긴요하다. 대전지역 일부 재활용 쓰레기 수거업체가 수거거부 마감시한을 앞두고 수거거부 유보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이들 업체가 오는 16일부터 폐비닐 수거를 중단하겠다고 아파트에 통보하면서 시민들이 혼란을 겪었다.

대전시와 5개구, 수거거부업체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 일단 한숨을 돌렸다. 진작 그랬어야 했다. 수도권 발(發) 쓰레기 대란이 일어나면서 대전지역도 여파가 미칠 것으로 예상됐었다. 재활용품 수거업체 들은 아파트 단지별로 폐기물 수거단가 인하 등을 요구하고 있다. 16일 종료하기로 한 쓰레기 수거를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한 만큼 수거거부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하겠다.

중국 폐자원 금수조치가 재활용 업체의 수익구조 악화로 이어지면서 수거거부 사태를 촉발했다. 수거업체 측은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다며 수거거부 카드를 들고 나왔다. 대전지역 아파트는 가구별로 500~1400원을 각각 받고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업체에 판매하고 있다. 판매단가는 구별, 가구 수에 따라 다르다. 때문에 아파트단지별 판매단가를 일괄 조정하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협조가 필요한 대목이다.

재활용 쓰레기 수거 거부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어 땜질식 대처에 그쳐선 안 된다. 재활용 쓰레기를 안정적으로 수거할 수 있게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재활용품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게 답이다. 먼저 기업들은 과대포장을 줄여야 한다. 내용량 보다 몇 배나 큰 포장이야말로 자원낭비가 아닐 수 없다.

시민들은 분리수거를 철저히 해야 한다. 분리배출 한 재활용쓰레기의 30~40%는 재활용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물질이 섞어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분리배출만 잘하면 100% 재활용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회용품 사용은 가급적 자제해야겠다. 국내 비닐봉지 사용량은 1인당 연간 420개, 국민들이 사용하는 일회용 컵은 하루 7000만개나 된다. 핀란드 국민들이 연간 4개의 비닐봉지만을 사용하고 있음에 견줘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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