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시작 2시간도 안 돼 자율 포장대 옆 쓰레기통
비닐·종이포장지 등 가득, 
처리 곤란해지며 양 늘어

슬라이드뉴스2-마트-쓰레기.jpg
▲ 1.11일 대전의 한 마트 쓰레기통 안에서 발견 된 고객들이 버리고 간 비닐포장지와 종이상자. 2.마트에서 발견된 플라스틱옷걸이와 주류상자들. 3.대형마트 쓰레기통에 묶음 종이포장지가 버려져 있다. 윤지수 기자
마트가 영업을 시작한 지 채 2시간도 되지 않아 자율 포장대 옆 쓰레기통엔 상품 포장에 쓰인 각종 재활용 쓰레기가 수북하다. 쓰레기통 안에는 술병만 쏙 가져간 주류상자와 유제품이 묶여있던 비닐·종이포장지와 플라스틱 식용유 포장지가 있었다. 또 자율 포장대 한 켠에선 컵라면용기가 들어있던 종이상자가 버려져 있었다.

최근 재활용대란으로 가정에서 쓰레기 처리가 곤란해지자 제품 구입 즉시 물건 포장을 뜯어내고 마트 내 쓰레기통에 처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전의 한 대형마트 환경노동자는 "원래도 편리하게 가져가기 위해 쓰레기를 버리는 고객을 많이 봤지만 최근엔 양이 많이 늘긴 했다"며 "주말엔 이용객이 많아 평소 수거하는 쓰레기 양이 3~4배는 된다"고 말했다.

객 단위가 큰 마트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주변이 아파트단지라 가족단위 고객들이 대형·묶음·행사상품을 많이 사가기 때문에 포장재는 더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입구 쓰레기통을 뒤져보니 묶음라면봉지와 과자상자, 행사상품 박스 등이 버려져있었다. 또 플라스틱 처리가 번거로운지 얇은 내의가 걸려있던 플라스틱 옷걸이도 여러 개 버려져 있었다.

또 다른 마트의 환경노동자는 "집안에서 쓰레기가 안 나오게 하기 위해 여기다 버리는 것 같다"며 "쓰레기를 버린다고 관리·통제하는 사람이 없으니 '누군가는 치우겠지'라는 생각에 더 버리는 것 같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재활용쓰레기 대란에 따라 고육지책으로 포장재를 마트에서 처리하고 있는 시민들은 제품의 과대포장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50대 김모 씨는 "되도록이면 포장이 덜 된 것을 쓰려고 하지만 찾기가 힘들다"며 "어떤 때는 제품보다 쓰레기가 더 나올 때가 있다"고 말했다.

시민 박유라(24·여) 씨는 "소포장이 간편해서 자주 이용하지만 조미김 같은 포장재 안에 플라스틱 용기가 들어있는 경우는 먹고 나면 쓰레기가 더 많이 나온다"며 "포장지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