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취업↓실업↑…일자리 ‘빙하기’
충청, 실업률 모두↑…“우려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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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중구에 있는 한 빌딩에서 4년 째 시급제 주차관리요원으로 근무해 온 A(60) 씨는 지난달 관리소장으로부터 갑작스런 해고 통보를 받았다. A 씨가 해고된 이유는 단순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근로시간을 일제히 단축키로 한 가운데 시급제 근로자의 반발이 예상됐기 때문이라는 게 관리소장의 답변이었다. A 씨는 “남은 직원들도 휴식 시간이 무급으로 바뀌면서 시급이 오르기 전과 현재 급여가 다를 게 없다고 하소연 한다”며 “결국 최저임금 인상으로 생활이 좋아질 거란 생각은 착각이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충청권의 일자리가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큰 영향을 받는 아르바이트 등의 임시근로자는 물론 상용근로자 마저 줄어드는 것이 고용지표로 여실히 들어나면서 '최저임금발 고용쇼크'가 현실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충청지방통계청의 ‘2018 3월 및 1/4분기 충청지역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전지역 취업자는 76만 7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00명이 감소했다. 고용률은 59.3%로 지난해 같은 달과 보합세를 이뤘다. 반면 실업자는 3만 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00명이 증가하면서 4.4%의 실업률을 기록했다.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3.1%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1월 3.9%, 2월 4.4% 등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상태다. 특히 취업 종사상 지위별 지표를 보면 임시근로자는 13만 3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다.

세종과 충북, 충남의 실업률도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상승했다. 세종의 지난달 실업률은 3%로 0.9% 올랐으며 충북과 충남도 각각 0.5%, 1%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고용시장 침체를 나타내는 고용동향 지표 가운데 임시근로자 등의 감소세를 꼽으며 최저임금발 고용쇼크의 현실화를 우려하고 있다. 임시근로자는 시급제 아르바이트 등 최저임금과 관련 깊은 업종 내 종사자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이유에서다. 뿐만 아니라 대전지역 상용근로자의 경우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감소한 4만 1900명으로 주는 등 충청권의 임금근로자 대부분이 감소함에 따라 고용쇼크가 현실화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지역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폭 결정 이후 우려됐던 비숙련·단순반복 직종 종사자들과 서비스부문의 일자리 감소 등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영업 역시 인건비 부담을 버티다 못해 폐업하는 경우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면서 일자리 문제 해결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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