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칼럼]
김명철 SOKN생태보전연구소 소장


물은 인간과 지구상의 수많은 대상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다. 물의 자연스런 흐름은 우리 주변의 다양한 물질들을 순환시키며 생명력을 불어 넣어준다. 우주와 생명태동의 근원인 물은 현재의 모든 것을 만들었으며, 그와 함께 하천생태계는 역동적인 동시에 하천내·외의 구성요소들을 모두 통합하는 총체적인 시스템이다. 하천은 개개의 특성을 보일 뿐만 아니라 각 부분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진 하나의 연결체다. 하천과 습지는 지구 환경의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생물다양성 및 생물들의 서식공간으로 생태학적 생산성의 의미로서 뿐만 아니라 식수, 관개, 여가 및 경제학적으로 가치가 매우 큰 생태환경이다. 하지만 발원지에서 흘러내린 물줄기는 바다에 도달하기까지 온전히 흘러가는 것만은 아니다. 농사 및 공장에 필요한 용수로 쓰여지기도 하고, 각종 댐과 보에 의해 하천의 형상이 바뀌면서 물길이 정체화되고 이동이 자연스럽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하천은 어느 한 지자체 또는 유역만의 소유가 아닌 우리 모두의 생태환경자원이기에 국가차원에서 통합적 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대상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의 하천관리는 일원화되지 못하고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몇 개의 정부부처로 분리 운영됐으며, 그러한 분리적인 접근은 생태환경적인 측면에서 많은 부작용을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하천이 현재 얼마나 생태학적으로 건강한지 또는 온전성이 유지되는지 등의 과학적인 판단은 통합적인 평가방식의 부재 또는 결과에 대한 부처간의 견해차이로 합리적인 정책추진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우리나라 하천환경 관리의 패러다임은 1990년대 이후 기존의 치수 및 이수능력을 고려함과 동시에 하천환경의 보전 및 복원을 새로운 목표로 설정한 자연친화적 방식으로 변화되고 있다. 하지만 하천환경 평가가 통합적이며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못할 뿐 아니라 수질 등급, 종 다양성 등 제한적이며 개별적인 항목들 중심으로 평가됨으로써 하천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하천평가 및 관리의 구현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국내의 수질·수생태 부문은 환경부, 수리·수문 부문은 국토교통부, 농업용수용 담수호 관리 부문은 농림축산식품부, 재해예방 소하천 부문은 소방청이 담당하고 있어 각 부처의 관련법에 따라 정책이 집행되며 유기적인 하천생태관리가 이뤄지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해외 선진국의 통합 물관리 사례에서 살펴보면, 많은 나라들에서 물관리의 공간적 대상지역이 유역관리를 중심으로 이뤄지며 지역 중심의 주민참여형으로 전환하고 있는 상태다.

하천과 강은 그 유역에 살고 있는 인간을 포함한 다양한 생명체들의 삶의 원천이자 근거지다. 강은 주변 유역의 수많은 지천들을 포용하며 하나의 줄기로 바다로 흘러든다. 강의 이러한 모습과 같이 우리의 하천을 바라보는 관점과 관리 또한 유역의 다양한 문제들을 수렴해 같이 고민하고 해결해나가는 통합적이고 일원화된 관리시스템이 하루빨리 마련되는 것이 필요하다. 하천의 주체는 자연이지만, 하천이 본연의 모습을 갖도록 고민하고 노력해야함은 우리들의 책무이다. 이러한 노력이 물관리 일원화와 함께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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