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4.jpg
[특별기고] 
황규영 행복씨앗학교 학부모네트워크 대표

큰 아이가 재학중인 음성삼성중학교가 지난 해 행복씨앗학교로 선정됐습니다. 그 당시 행복씨앗학교에 대해 잘 몰라 '예산을 지원받기 위한 것이구나'라고 쉽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충북 행복씨앗학교 학부모네트워크 대표자 협의회를 참석하게 됐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참석한 자리에서 궁금한 게 많았던 저는 여러 가지 질문을 했고 어쩌다 보니 충북 네트워크 대표를 맡게 됐습니다. '그냥 하면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충북 학부모네트워크는 충북에서만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학부모 네트워크와도 소통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국네트워크 협의회에 참석한 그 순간을 저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제가 아는 일반적인 학부모 활동은 자녀를 잘 봐 달라고 봉사하고 간식을 챙겨주거나 자녀가 학생회 임원이라 어쩔 수 없이 학부모 임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학부모가 학교에 가는 것은 자녀가 공부를 잘해서 고개 들고 가거나 사고를 쳐서 고개 숙이고 가는 것 둘 중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전국네트워크 협의회에 참석하면서 보니 학부모 활동은 제가 생각했던 것이 아닌 학부모가 교육의 주체로 참여하는 교육공동체 활동이었습니다. 큰 충격을 받은 저는 이대로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전국네트워크 협의회를 충북에서 진행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충북도교육청과 사전협의도 없이 ‘용감하게’ 나섰지만, 다행히도 도교육청과 음성교육지원청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셨습니다. 실제 활동은 아마 이때부터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학교현장은 행복씨앗학교 학부모네트워크 협의회 및 교육공동체 포럼을 통해 공유하고 진행하는 과정을 통해 많은 변화와 함께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학부모는 교육공동체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참여를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교육공동체로서 학교, 학생, 학부모가 서로 존중하며 성장하는 일이 이미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학부모들이 마을 교사로 학교 교육에 참여하는 ‘행복교육지구’ 사업입니다. 학교에서만 아이들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학교는 마을을 품고, 마을은 학교를 품어 각 지역에 마을학교, 마을교사가 함께 더불어 교육과정을 알차게 설계하고 실행하는 일. 결국 학부모님들이 학교와 함께 성장해 나가면서 내 아이만이 아닌 우리의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작년 한해 행복씨앗학교에 대한 오해를 비롯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충북은 행복씨앗학교가 올해 4년 차에 접어 들었고 그 전과 비교해 보면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 결과 해마다 행복씨앗학교가 늘고 있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란 시가 생각납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학부모이자 충북 행복씨앗학교 학부모네트워크 대표로서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행복씨앗학교’에 대해 자세히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실제 교육현장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교사들이 행복한 미래 교육을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아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지 자세히 세밀하게 정확하게 봐주시기를 바랍니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