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하고 올해 성장률 전망을 3.0%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개선을 보여주는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낮은 데다가 G2 무역전쟁 우려와 남북·북미 정상회담 예정 등으로 한국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워낙 높은 상황이어서다.

11일 금융시장에서는 이주열 총재 연임 후 처음 열리는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채권시장 종사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89%가 동결을 예상했다. 수요 측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지 않다는 점이 주요 배경이다.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은 일촉즉발 상황으로 치닫다가 시진핑 중국 주석이 10일 보아오포럼에서 유화카드를 꺼내 들며 일단 냉각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언제든 다시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우려에 긴장이 느슨해지지 않는다. 최근 원화강세도 고려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3일 1082원에서 지난주 1050원대 초반까지 밀리며 3년 5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는 분위기에서 미국의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 압박과 환율보고서 발표 임박 등이 겹치며 외환시장이 요동쳤다. 지금 금리를 올리면 원화강세가 더 강해질 수 있고, 환율 하락은 수출에 부담이 된다.

한은은 올해 1월 발표한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전망에 크게 손을 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메가톤급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들이 많지만 서로 상쇄 효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물가 상승률도 일단은 연초 전망치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에서는 4월 뿐 아니라 5월 금리인상 기대감도 약해지는 양상이다. 7월 이후 하반기에 한차례 금리인상 전망이 가장 많다.

금리동결이 계속되면 한은은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인상으로 한미 정책금리가 10년여 만에 처음으로 역전된 상황에서 미 금리인상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계속 제기된다. 당장은 자본유출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양국 금리역전 기간과 폭이 확대될수록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 규제 등에도 여전히 소득에 비해 빠르게 늘어나는 가계부채도 한국 경제에 폭탄이 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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