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권·직무권한 등 위임, 연구보고서 공개 확대도…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연임을 하며 조직 '변화와 혁신'을 내걸었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으로 출근하며 직원에게 보고를 받는 모습.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임하며 내건 한은 조직 '변화와 혁신'을 위한 세부방안 마련에 나섰다.

11일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는 금주 초 임원회의에서 인사권 상당 부분을 부총재가 이끄는 경영인사위원회에 위임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국·실장 보직인사만 총재가 살피고 그 밖에 이동과 승진 인사는 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4년 전 취임할 때 팀장급 이하 인사를 국장들에게 위임했다.

한은은 또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총재부터 부총재, 부총재보, 부서장, 팀장 직급별로 아래로 위임할 직무권한을 선별하기로 했다. 담당 부서에서는 직무권한 위임과 함께 중복 업무 통폐합, 부서간 협업, 정보공유 방안 등에 관한 의견 조사도 시작했다.

이 총재는 취임사에서 생산성을 높이고 일과 삶 균형을 이루기 위해 업무처리와 의사결정체계를 효율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인사청문회에서 한은 조직 문화에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쏟아진 데 따른 것이다. 노조가 제기한 편파인사 논란도 거론됐다.

이 총재는 또 임원회의에서 한은 연구보고서 공개를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이 총재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한은 보고서를 적극 알리고 제공해 정책에 반영되고 민간연구소도 참고하면 좋겠다"고 언급한 데 따른 것이다. 한은은 44년 만에 연임 총재가 나온 만큼 높아진 국민 기대수준에 맞춰 혁신을 통해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 총재도 "경제 현안에 조언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한국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쓴소리를 마다않고 중앙은행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당장 관심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회견이다. 미중 무역전쟁,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 고용, 구조조정 등 민감한 경제현안에 이 총재가 종전보다 날이 선 답변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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