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소비자 인식태도·조사, 24~36% 보험사기 용인 가능
14% “허위·과다청구 안걸려”, 보험사기 늘면 ‘보험료 증가’
선량한 소비자 피해…의식 필요

[소액 보험사기 판친다]

上. 일상생활 속에 스며든 보험사기
中. '다사고·사기' 평균 웃도는 충청권의 오명
▶下. 소액보험금 정도는 괜찮다? 인식개선 절실

보험사기가 잡범의 일탈정도로 여겨지는 인식이 여전히 저변에 깔려있어 보다 포괄적인 개선책이 요구된다.

소액의 경우 작은사고라 적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 보험사기는 금액과 상관없이 명백한 범죄라는 인식개선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대목이다.

10일 보험연구원이 2010년 발표한 보험사기 영향요인과 방지방안에 따르면 보험사기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및 태도 설문조사에 전체 응답자의 24~36%가 행태별로 ‘보험사기를 용인할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반면 미국소비자는 2.2~4.9%에 불과해 8배까지 차이를 나타냈다. 특히 병원에서 진단서를 부풀려 써달라고 하는 등 손실을 과장하는 행태의 보험사기에서 가장 관대한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점은 응답자의 14%는 보험가입때 불리한 사실을 숨겼거나 보험금을 부풀려 청구하는 행위가 ‘거의 또는 절대 발각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보험업계·경찰관계자들은 소액보험사기에도 '무조건 적발'이라는 게 보험업계와 금융감독원의 설명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금감원과 보험사, 경찰의 단속·적발은 피할 수 없다"며"보험사기방지특별법은 보험사기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것도 있지만 보험사기를 저질러서는 안 되는 명백한 범죄로 인식하고 경각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소비자가 보험사기는 범죄라는 인식 부족이 수년이 지난 지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2014년 8만 4385명, 2017년 상반기 4만 4141명이 보험사기로 적발되는 등 매년 10% 내외로 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보험사기특별법으로 처벌이 강화됐음에도 적발율이 떨어지지 않는것에 범죄 인식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채한기 생명보험협회 범죄방지센터 담당부장은 “대체적으로 보험사기에 가담한 사람들은 ‘대형보험사에 내가 낸 돈 내가 받아간다’는 인식이 깔려있다”며 “소소한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거짓말 정도는 범죄라고 할 것도 없다는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보험사기로 인한 피해는 계속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보험사기가 늘면 피해는 보험료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개인의 일탈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액보험사기는 건당 금액은 적지만 여러 건이 모이면 고액 보험사기와 맞먹는 규모이기 때문이다.

박준규 손해보험협회 중앙지역본부장은 “언뜻보면 보험사기의 피해는 보험사가 입는 것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피해를 입는 쪽은 선량한 보험계약자가 되는 구조”라며 “보험사기로 발생하는 비용이 계약자의 보험료 상승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험사기는 결국 보험자를 기만하고 피해보상을 청구하는 행위”라고 전했다.

보험사기는 명백한 범죄행위라는 경각심을 가지고 보험료를 낮추려는 소비자의 자조적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끝>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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